기획예산처의 정부 20개 기금의 운용 평가결과, 방송발전기금의 운용실태가 평가 대상 기금중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업자에게 강제 징수하는 준조세 성격의 방송발전기금은 국고가 기본 예산인 정부 부처가 운용하는 특별 조성 기금과 달리 독립 행정기관인 방송위원회의 예산 전부를 차지한다. 방송위는 방송발전기금으로 운영될 뿐 아니라 각종 방송관련 지원 사업을 펼친다. 그동안 방송계는 기금 징수에서부터 운용실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제점을 지적해왔지만, 개선이 미흡했고 이번 기획예산처의 평가결과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방송발전기금의 문제점을 진단, 합리적인 개선방안을 2회에 걸쳐 제시한다.
기획예산처는 기금조성액의 결정적인 요인인 징수율의 합리적인 수준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가 부족하며 다양한 매체들에 적용되는 다양한 징수율의 산출방식 및 산출 근거의 논거를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왔지만, 개선 실적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부과하고 있는 징수율을 합리화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라는 지적이었지만, 방송위는 징수율의 부과기준만을 명확히 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제점=지상파방송사는 방송광고 매출액, 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위성방송사업자는 연 매출액, 홈쇼핑방송사업자는 결산상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징수율이 결정된다. 부담금을 매출액에 대해 부과할 경우 영업 손실을 입고 있는 사업자도 부담금을 지불해야 하고, 부담금 지급으로 사업자의 영업 이익이 영업 손실로 반전할 수도 있는 문제점이 있다. 준조세의 성격을 가진 부담금을 매출액에 대해 부과하는 것보다는 영업이익 혹은 당기순이익에 부과하는 방안이 합리적일 수 있다.
◇현황=기획예산처는 KBS와 EBS가 공영방송이라는 이유로 민영방송사나 종교방송사보다 낮은 징수율이 적용되지만, KBS는 시청료를 징수하고 EBS는 기금을 지원받아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또 MBC와 SBS에 부과하는 징수율이 방송광고매출액의 5.25%가 돼야 하는 합리적 근거가 없고, 오히려 하향조정해 KBS나 EBS와의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2일 방송위 전체회의에서의 올해 방송발전기금 징수율 결정 과정은 기획예산처의 지적사항을 분명히 한다. 방송위원들은 SBS의 징수율을 MBC와 차등적용키로 하며, 위원들마다 5.45%·5.5%·5.75%를 각각 제시해 합리적 근거없이 절충하는 방식인 다수결로 5.45%를 최종 결정한 바 있다.
◇합리적 기금 징수율 체계 정립=기획예산처는 지난해 평가에서 징수율 1%의 증가가 몇 %의 상품 가격인상의 유인이 되는지 등 다양한 징수율 산정의 합리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합리적 징수율 체계 정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사안중 하나다. 또 징수율 결정의 합리적 기준을 명문화해 원칙에 따라 결정한다면 사업자도 이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밖에 기금 수요에 대한 중장기 비전을 먼저 수립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중복 가능성이 있는 사업은 폐지하고 기관에 대한 경상비 지원 등을 과감히 줄여나간다는 가정 하에 기금의 수요 예측을 새로 수행, 적절한 수준의 징수율 체계를 정립해야 매년 반복되는 문제점도 개선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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