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D시장, HLDS의 수성이냐 TSST의 도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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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ODD(광학디스크드라이브·Optical Disk Drive)시장의 1·2위 생산업체는 모두 한일 합작사다.

 HLDS(히타치LG데이타스토리지)와 TSST(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러지)가 바로 그들. 이들 업체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각각 일본의 히타치, 도시바와 손을 잡으면서 탄생했다.

 합작비율은 양사 모두 51:49. 일본 업체들이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IP(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등 원천기술에 대한 배려다. 하지만 제조를 포함해 국내외 마케팅과 조직 운영 등에 대한 주요 역량은 모두 한국 업체에 집중돼 있다.

 실제로 HLDS의 월간 생산량중 10% 남짓만이 히타치측 라인을 통해 생산된다. TSST코리아의 인력은 일본TSST측에 비해 곱절 많다. 제조와 마케팅 조직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세계 ODD시장이 이들 업체의 탄생 이후에도 일본이 아닌 한국을 주시하는 이유다.

 ◇치열한 1위 경합=지난 4월 TSST가 출범하면서 대내외에 천명한 설립목표는 ‘업계 1위 등극’이다. HLDS를 앞지르겠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이 먼저 시작해 LG에 일등자리를 빼앗긴 사업은 ODD분야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황인섭 TSST코리아 사장은 “내년말께까지는 1위자리에 올라서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만큼 ODD분야 1등자리에 대한 TSST과 모기업 삼성의 집념은 대단하다.

 하지만 TSST측은 HLDS와 대립각 구도를 이루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경계한다. 그보다 상황에 따른 상호협력을 바란다. 최근 들어 엄청난 저가공세를 펼치고 있는 대만업체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최낙의 TSST코리아 전략그룹장은 “업계 1·2위가 시장질서 확립에 손잡고 나선다면 대만·중국 ODD업체의 불공정 저가전략을 차단할 수 있다”며 HLDS와의 사안별 공조를 강조했다.

 이에 대해 HLDS의 입장은 다소 회의적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에게 현재 위협적인 존재는 대만업체가 아닌 TSST다”며 “양사간 현재의 시장구도를 인정한다면 우리도 TSST와 공조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1등 자리는 넘보지 말라는 얘기다.

 ◇16배속에 승부수=지난 6일 TSST는 16배속 DVD 기록기기를 내놓았다. 이번주 중 동급 제품을 내놓을 예정인 HLDS에 비해 2주 가량 빠른 출시다. 특히 수년내 자체 판매·제조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고있는 TSST는 이번 신제품 출시를 계기로 ‘라이트 마스터(Write Master)’라는 고유 브랜드의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TSST코리아 관계자는 “국내외 유통시장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마케팅과 홍보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달 유럽서 개봉예정인 프랑스 만화영화 ‘이상한 가족(Odd Family)’의 협찬 등 각종 프로모션에 100억원 가량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SST는 이번 16배속 출시 후속으로 올해 말 또는 내년초께 저가 모델을 출시, 후발업체와의 가격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차세대시장 적응이 관건=TSST는 16배속 DVD 기록기 출시로 배속 경쟁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차세대 제품 준비에 착수한다는 전략이다. TSST는 차세대 DVD기록기의 양대 표준으로 꼽히는 블루레이(Blu-ray)와 HD DVD 진영 모두에 참여하고 있다. HLDS는 표면적으로 블루레이 진영에 속한다. 두 모회사가 모두 ‘블루레이디스크연합(BDF)’에 소속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HLDS 역시 내부적으로는 HD DVD 관련 기술개발을 동시에 진행중이고, 두기술 모두 나름의 장단점을 갖고 있어 어느 한쪽의 우열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TSST 관계자는 “PC주변기기로서의 ODD시장은 성장에 한계가 있는만큼 AV기기, 모바일 등에 융합될 수 있는 차세대 시장 진출을 신사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HLDS의 최상범 상품기획팀장은 “차세대 시장이 미래수종사업의 핵심임에는 사실이나, 언제 시장성이 있게 될지는 더 두고 봐야 할 문제”라며 “시장추이를 지켜보며 관련 제품 개발과 출시시기를 저울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업체가 신사업으로 진출코자하는 분야는 현재 모기업 관계에 있는 삼성이나 LG 등도 눈독 들이는 분야”라며 “따라서 신사업 진출시 어떤 형태로든 모기업과의 경쟁관계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경동기자@전자신문, nin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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