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과 천적이 판치는 한국형 디지털 생태계

디지털 컨버전스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디지털 가전 및 정보기기 시장에 서로 물고 물리는 ‘디지털 먹이사슬’이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형 디지털 생태계는 △PC와의 호환성 여부 △한국형 ‘빨리 빨리’ 욕구 충족 △귀차니즘 문화 등 최근 확산되는 국내 소비자들의 요구(Needs) 수용 여부에 따라 디지털 기기의 수명이 판가름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디지털캠코더와 포터블DVD플레이어가 각각 디지털카메라, 센트리노 무선 노트북PC와 천적관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반면 올 상반기 등장하기 시작한 MP3폰과 디카폰은 MP3플레이어와 디지털카메라와 공생관계를 보이고 있다.

 ◇블루길과 배스(천적)=휴대용 DVD플레이어는 DVD재생기능을 갖춘 노트북PC가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꽃을 피우기도 전에 시들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서울·경기·인천·경남·경북 등 5개 지역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된 휴대형 DVD플레이어는 총 280대. 6월 말 현재 판매수량도 500대로 삼성전자·LG전자·파나소닉코리아 등 휴대용DVD플레이어를 판매하는 기업들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강원민 GFK연구원은 “DVD 재생기능을 갖춘 데스크톱 및 노트북PC가 등장하면서 포터블DVD 플레이어 시장이 영향을 받고 있다”며 “특히 VCR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던 일반 DVD플레이어 시장도 최근 성장률이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캠코더는 디지털카메라와의 싸움에서 완패하고 있다. 올 상반기 디지털캠코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0% 가량 줄었다. 업체들이 기존 100만원 가격에 판매하던 디캠 가격을 50 만원 대로 내려도 소비자들의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 올해 디지털캠코더 시장은 지난해 27∼28만대에서 30% 이상 줄어든 16∼17만대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과 PDA폰은 일반 PDA 시장을 파괴하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비자용 PDA는 이들 제품과의 생존 경쟁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장위기에 놓였다. 특히 휴대형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가 PDA의 또 다른 사냥꾼으로 등장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악어와 악어새(공생)=MP3플레이어·디지털카메라·MP3폰 및 카메라폰은 현재로선 서로 공생관계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은 MP3폰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90∼100만대를 기록, 전년동기대비 2배 가까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디지털카메라 시장도 지난해 같은 기간 42만대에 비해 약 40% 성장한 60만대를 기록했으며 이런 추세라면 전체 시장규모도 지난해 84만대에서 47.9% 늘어난 125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CJ홈쇼핑 신시열 정보통신팀장은 “300만화소 CCD를 장착한 디카폰의 가격이 80만원 대로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일고 있다”며 “MP3폰, 디카폰 가격이 현재보다 30% 이상 인하될 경우 실질적인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원석기자@전자신문, stone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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