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V 안방혁명](6)미디어 패권주의(하)

새로운 먹잇감 사냥 글로벌 기업들 올인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히딩크 전 월드컵 감독의 말이다. 8강을 달성하고도 느끼는 허기짐. 그 허기짐은 글로벌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그것과 닮아 있다.

 사냥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 방송사는 물론 KT, SKT 등 통신시장의 맹주들도 DTV 시장에 뛰어들었다. 누가 먼저 황금의 땅에 깃발을 꼽느냐에 따라 미래 재계 판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위상이 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윈도우즈를 앞세운 MS의 빌게이츠, 뉴스코퍼레이션 그룹과 폭스그룹을 앞세운 언론 재벌 머독, 풍부한 가전 시장 경험을 가진 소니, 마츠시다, 필립스, 부품업계의 강자인 인텔 등도 한국시장에 달려 들었다. 디지털 환경이 우수한 한국시장을 장악하면 이를 교두보로 중국시장, 나아가 전세계 시장을 자신의 기술로 도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표준 선점, 합종연횡, WTO압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엘도라도 시장에 ‘올인’하고 있다.

DTV는 컴퓨터와 TV, 통신과의 결합 선상에 존재한다. 그것도 컴퓨터처럼 인간이 기계를 이해해야 하는 어려운 ‘머신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기계가 인간을 이해하는 ‘휴먼 인터페이스’ 영역에 있다. 바로 융합의 산물이다. 이곳에는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모든 산업과 비즈니스가 전개될 수있는 공간이 있다. 글로벌 기업이 DTV 시장에 욕심을 내는 것도 이러한 가능성을 보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합종연횡의 형태는 기업과 기업의 합작법인 설립. 소니는 LCD TV사업을 위해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인 삼성전자와 제휴를 맺었다. 가전시장에서 세계 1,2위를 다투는 기업들은 차세대 미디어 시장 장악을 위해 손을 잡았다. 컴퓨터의 양대산맥인 델과 HP도 삼성전자나 LG전자와 제휴해 DTV시장에 뛰어들었다.

 소니(플레이스테이션)와 MS(X박스)는 게임기를 놓고 승부를 벌이고 있다. DTV 시장에서 게임이 가족 중심의 엔터테인먼트의 핵심이라고 보고 벌이는 승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홈네트워크 서비스의 핵심인 셋톱박스(홈서버)를 무기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게임기는 DVD, 네트워크 기능을 첨부하면서 홈네트워크 서비스 시장을, 셋톱박스는 게임기능과 교육 등의 기능을 부가하면서 게임기 시장을 통합시키려 하고 있다. 책상 위에 머물던 컴퓨터도 거실로 뛰쳐 나오고 있다. 델이나 HP도 디지털TV 수신기능과 스마트디스플레이 등 휴대용 제품 간의 네트워크화를 강화하면서 DTV와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국내 가전업체와 함께 DTV 주도권을 쥐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운용체계를 둘러싼 치열한 표준전쟁도 볼만하다. 아날로그시대에 별도의 운영체계가 필요없었던 TV에 압축과 전송이 가능한 디지털화가 일어나면서 벌어진 일이다. MS는 윈도우CE를 바탕으로 컴퓨터에 이은 DTV 운용체계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업계는 MS에 대항에 리눅스라는 창을 꺼내 들었다. 차세대 미디어 시장에서도 MS에게 시장을 내어줄 수 없다는, 더이상 로열티를 빼앗길 수 없다는 자구책이기도 하다.

 미디어 재벌 머독이 소유한 NDS도 ‘수신제한시스템(CAS)’을 통해 DTV시장의 헤게모니를 노리고 있다. CAS는 디지털 유료방송에서 필요한 핵심 기술. 우리나라 위성방송과 케이블방송에서 이미 600만 이상의 가입자가 머독의 수중으로 떨어졌다.

 MS의 빌게이츠와 뉴스코퍼레이션그룹,폭스 그룹의 루퍼트 머독이 벌이는 경쟁은 유사하다. 컴퓨터 프로그램과 미디어 프로그램 공급자로 제각각 다른 성향에서 출발한 재벌들이 미디어 기술표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싸움을 벌이기 때문이다. 외형적으로는 홈네트워크 운용체제(MS)와 유료방송 제어가 가능한 미들웨어(NDS)이지만 한발만 더 나아가면 차세대 미디어 시스템에 대한 주도권 경쟁 선상에서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스티브 발머 MS CEO가 최근 우리나라에 방한, 게임 분야에 투자하고 홈네트워킹 분야 파트너인 삼성전자와 KT 등을 만나 새로운 디지털홈 전략을 논의하고 간 것이나 머독의 NDS가 스카이라이프, BSI, CJ케이블넷에 이어 KDMC까지 끌어들임으로써 1300만 유료방송 수신 가구를 포섭 대상으로 삼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DTV 테스트베드]

테스트베드라는 말이 욕을 먹을 때가 있었다.

 한국이 세계 열강들의 기술시험장이 될 때 나왔던 말이다. 컴퓨터나 통신네트워크 구축은 완벽하게 만들었는데 원천기술이 없어서 다국적 기업들의 기술시험장, 마케팅 시험장이 될 때 우리는 테스트베드인 우리 현실을 개탄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테스트베드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CDMA 이동전화 단말기도, 초고속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세도 모두 외국 기술의 테스트 베드를 자처했기 때문에 얻어진 결과였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유무선통신네트워크, 뛰어난 응용 기술 개발능력, 연구개발진들의 성실성, 다양한 개성을 지닌 계층구조. 이점이 우리를 테스트베드로 성장하게 만든 원동력이다.

테스트베드로서의 우리나라 성격은 최근 많이 바뀌고 있다. DTV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다국적 기업들은 적당한 인구, 다양한 시장 성격을 갖춘 우리나라를 테스트베드의 최적지로 보고 있다. 인텔, 소니 등이 다국적 기업들은 우리나라를 DTV 기술 검증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테스트베드로 이용하고 있다. 이들 기업은 홈네트워크 관련 연구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R&D센터를 앞다투어 설립하고 있다. IT 인프라와 신기술에 대한 거부감이 적은 한국에서의 성공이 바로 세계 시장에서의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척도이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는 사례가 바로 MS. 지난 6월 말 방한한 스티브 발머 MS CEO는 국내에 X박스, 온라인 게임 관련 R&D센터 구축을 적극 검토한다고 밝혀 정부와 관련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KT, SK텔레콤 등과의 협력을 통해 통합네트워크에 어울리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다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발머 CEO는 이 때 한국 시장은 테스트베드의 성격이 강하다는 말도 덫붙였다. 한국시장을 시험무대로 삼겠다는 속내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밖에 IBM·인텔·휴렛팩커드·썬 등도 앞으로 DTV의 주요 기술인 차세대 지능형 정보서비스 분야 개발을 위해 우리나라에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이 같은 테스트베드 전략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시험할 수 있었으며, 이를 통해 응용애플리케이션과 원천기술을 습득할 수 있었다. 거기에는 테스트베드에 가담해 밤잠을 설친 연구원들의 피와 땀이 있었음은 물론이다.

[DTV 제대로 보기]

독자들로부터 DTV 방송 프로그램과 수신상태에 대한 문의가 많다. 이번주 주요 DTV 프로그램에 대한 내용 및 수신과 관련된 문의를 하려면 아래에 있는 방송사 수신상담센터 전화와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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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http://www.kbs.co.kr(시청자상담실), www.kbs.co.kr/techcenter

EBS

주소 : 서울시 서초구 우면동 92-6(우. 137-7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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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주소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31(우.1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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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페이지 : http://www.imbc.com(고객센터), www.hdmbc.com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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