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컴퓨터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최고 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지난주 말 췌장암 수술을 받고 한달 간 요양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잡스의 부재기간 애플과 픽사의 경영이 혹시 차질을 빚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애플과 픽사내에서 차지하는 그의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너무나도 당연한 반응이다. 그의 영향력을 표현하는 말은 많다. ‘에스키모인에게 냉장고를 팔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 ‘애플 부활의 원동력’ ‘애플의 아이콘’ 등 다양한 수식어와 찬사에서 볼 수 있듯이 애플과 잡스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잡스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에 지난 97년 복귀하자 마자 i맥, 파워맥 등 신제품들을 속속 내놓으며 애플의 부활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작년부터는 아이팟을 출시하며 전세계에 디지탈 온라인 음악 열풍을 몰고 왔다. 디지털 온라인 음악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 놓는 과정에선 당시 저작권 침해를 걱정하던 음반 업체들을 대상으로 애플의 아이튠스와 아이팟이 안정적인 솔루션이라는 점을 설득, 결국 디지털 온라인 음악 사업을 안착시키는 협상가적인 기질을 발휘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 분야는 그의 혜안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조지 루카스 감독으로부터 컴퓨터그래픽 부문을 인수해 창업한 픽사는 ‘토이 스토리’ ‘몬스터스’ ‘네모를 찾아서’ 등 대작들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애니메이션 분야에 새로운 금자탑을 쌓았다. 이 같은 사례를 통해 볼때 잡스의 부재가 애플과 픽사의 진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결코 기우는 아닌 듯하다. 슈왑 사운드뷰 캐피털 마켓사의 애널리스트인 미셸 구티에레가 “만약 그에게 무슨 일이 발생한다면 회사에 치명적”이라고 우려감을 표시한 것도 결코 과장이 아니다.
잡스의 수술 소식이 알려진 후 지난 월요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선 애플과 픽사의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2.35%와 1% 하락, 비교적 선방했다. 이는 잡스가 병상에서 직원들과 투자자들에게 보낸 e메일을 통해 한달 후 복귀를 선언했고 티모시 쿡 부사장 등 임원진들이 동요없이 회사를 이끌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병상에서도 회사를 걱정하는 CEO가 있는 한 시장은 그렇게 쉽게 신뢰를 거두지 않을 것이다.
장길수 국제기획부장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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