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의 위상에도 불구하고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날로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부가 3일 발표한 ‘2003년도 기술수출 및 기술도입 실적’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술 수출액은 8억1600만달러, 기술도입액은 32억3600만달러로 기술무역수지가 24억2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연도별 기술 무역수지 적자규모는 지난 1990년 10억6600만달러에서 1996년 21억8800만달러로 급증, 20억달러선을 넘은 뒤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했다. 2001년에는 20억2400만달러, 2002년 20억8300만달러를 기록하는 등 만성적인 기술 무역수지 적자국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 기술무역 적자가 커지고 있는 것은 국내 산업 생산이 활발한 반도체·휴대폰이 포함된 전자부품 및 통신장비 제조업에서 기술무역 적자가 크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및 통신기기·컴퓨터·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 분야의 해외 기술 의존도가 높아 관련 핵심기술 확보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정보통신 강국 무색=지난해 기술도입이 많은 제품 분야는 반도체·휴대폰 등이 포함된 전자부품 및 통신장비 제조업으로 전체 도입액의 42.8%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들 분야의 기술 수출은 규모 면에서 기술도입에 크게 못 미쳐 기술무역적자가 크게 발생했다.
기술별로는 정보통신기술 적자가 9억100만달러(37.2%)로 가장 많고 전기전자가 3억7900만달러(15.7%)를 차지, 정보통신 강국이란 말을 무색케 했다. 특히 정보통신분야는 지난해 2억4760만달러에서 올해 9억달러대로 3배 이상 적자가 대폭 증가했다. 건설분야는 지난해 7830만달러에서 2억6100만달러로, 화학은 1억6920만달러에서 2억6930만달러로 적자액이 증가했다.
◇미국·일본 등 선진국과 기술무역에서 큰 적자=지난해 우리나라가 기술도입을 가장 많이 한 국가는 미국으로 18억3700만달러(56.8%)며 일본 4억6800만달러(14.5%), 독일 1억5200만달러(4.7%)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기술무역 규모는 19억5300만달러로 전체의 48.2%를 차지했으며 기술무역수지 적자는 17억2200만달러에 달했다. 일본과는 4억1600만달러, 독일과는 1억48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과는 2억5400만달러, 인도네시아와는 5900만달러의 기술무역수지 흑자를 나타냈다.
한편 과기부는 지난 2001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술무역 통계산출 기준에 따라 매년 우리나라의 기술무역 수출입 실적을 조사, 발표하고 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etnews.co.kr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3년 주요 기술별 기술무역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