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홈쇼핑채널 연번제 의무화 파장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에 이어 케이블TV에도 디지털방송 시행 이후 홈쇼핑채널의 묶음편성이 의무화됨에 따라 홈쇼핑사업자들의 매출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사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지급하던 수수료도 감소하고 홈쇼핑사들이 유리한 채널 확보를 위해 SO에 대여중인 자금 또한 회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SO의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위원회는 지난 26일 다채널 유료매체 가입자의 시청편익을 위해 SO가 의무적으로 디지털방송을 송출하고자 하는 모든 홈쇼핑 채널을 묶어 일련번호로 편성(연번제)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방송위는 변경허가추천 및 이용약관 신고시에 이를 반영할 방침이다.

◇홈쇼핑 업체에 미치는 영향=홈쇼핑 채널의 묶음편성은 홈쇼핑사와 SO의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단적인 예로 홈쇼핑사들은 현재 홈쇼핑 채널을 묶음편성하는 스카이라이프의 홈쇼핑 매출이 지상파TV 채널 사이에 홈쇼핑 채널을 편성하는 SO의 홈쇼핑 매출에 비해 가구당 25% 수준인 것으로 분석했다.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 모두 가입한 가입자를 감안하면 케이블TV에 홈쇼핑 연번제 실시시 약 30∼40%정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홈쇼핑업체의 관계자는 “묶음편성으로 편성을 규제하면 브랜드와 제품·서비스의 질로 타사와 경쟁할 수밖에 없지만 전체 매출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SO에 미치는 영향=SO들은 사업자의 자율권을 박탈한 채널편성권 침해임을 강조했다. 또 중계유선사업자(RO)의 불법홈쇼핑을 먼저 규제하지 않는 한 선의의 사업자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홈쇼핑사의 매출 감소는 SO가 홈쇼핑사로부터 매출액의 일정비율을 받는 수수료도 감소해 SO의 매출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사업자로부터 대여한 자금도 부담스럽다. 지난해부터 SO가 상당 금액을 갚았지만 여전히 대여금이 남아 있다. 홈쇼핑사들이 한꺼번에 회수하면 자금난도 일부 생길 수 있다.

LG홈쇼핑은 230억원, CJ홈쇼핑은 149억 정도를 SO에 대여중이다. 지분투자 금액도 상당하다. 나머지 3개 홈쇼핑사들은 등록기업이 아니어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후발사업자일수록 금액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홈쇼핑사가 SO에 돈을 빌려주거나 지분을 투자한 이유는 매출에 유리한 채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연번제가 의무적으로 시행되면 대여나 지분 투자의 의미가 사라진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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