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 "오늘 하루가 짧다"

위성방송과 종합유선방송(SO)의 지상파TV 재송신 정책이 오늘 중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는 25일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지상파TV 재송신을 포함한 채널정책에 대해 집중 논의할 방침이다. 방송위는 본지 보도에 따라 채널정책 초안이 이미 외부에 공개됐을 뿐 아니라 각 매체간 첨예한 이해관계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 회의 비공개 방침을 철회해 공개키로 결정했다.

 채널정책은 이날 회의에서 5인 상임위원 간 이견이 조율될 경우 내주 중 전체회의에서 바로 의결될 가능성이 높지만 이견조율이 어려울 경우 전체회의에서 9인 방송위원의 표결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쟁점이 되는 사안은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TV 권역별 재송신과 서울지역 SO의 iTV경인방송 역외재송신으로 업계의 강한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해묵은 지상파TV 재송신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방송위원들이 이들의 반발을 물리치고 균형있고 소신있는 결정을 내리기에는 많은 고충이 뒤따를 전망이다.

 ◇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TV 재송신=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25일 오후 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TV 재송신과 관련한 ‘SO 비상 임시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한다. 협회가 이를 반대하는 명분은 지상파방송의 독과점이 강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이다.

 협회는 지속되고 있는 지상파방송 독과점이 전국방송인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재송신될 경우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 같은 반대의 명분 이면에는 경쟁매체인 스카이라이프가 지상파TV까지 재송신할 경우 경쟁력이 강화돼 SO 가입자를 잠식할 것이라는 예측이 강하게 반영됐다.

 SO가 스카이라이프의 지상파TV 재송신 저지를 위해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강력한 카드는 지상파TV 송출 중단이다.

 예를 들면 서울 및 수도권 지역 SO가 SBS나 서울MBC의 방송송출을 중단하고 지역 SO들이 해당지역 지상파TV 송출을 중단하는 것이다. 시청자를 볼모로 정책당국이나 해당 지상파방송사를 압박하는 가장 유효한 방법인 셈이다. 아직 권역별 지상파TV 재송신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SO들이 집단적으로 결집한다면 법적하자 없이 취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서울지역 SO의 iTV 역외재송신=서울권의 중앙 지상파방송사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광고시장이 어려워지고 있어 SBS와 서울MBC는 반대의 목소리를 더욱 크게 내고 있다. SBS와 MBC는 이미 방송위에 이를 반대하는 건의문을 제출했다.

 KBS도 KBS2가 광고에 의존하는 방송이기 때문에 iTV의 서울 진입에 따른 광고시장 잠식에 자유로울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국가 기간방송사라는 위치 때문에 공식적인 반대 입장 표명이 쉽지는 않을 듯하지만 iTV의 서울지역 SO를 통한 역외재송신이 달갑지 않다는 것이 내부 한 관계자의 의견이었다.

 ◇고심에 빠진 방송위=본지 보도로 인해 채널정책 초안이 공개되자 방송위는 과도할 정도로 내부 단속에 집중하고 있다. 그만큼 업계의 반발과 압박이 심함을 짐작할 수 있다. 방송위로서는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모든 매체가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이 큰 고민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채널정책은 매체간·지역간 균형발전의 핵심정책 사안이기 때문에 방송위원들이 결정을 내리기 쉽지는 않겠지만 가장 중요한 방송위의 업무 중 하나”라며, “모든 사안을 고려해 소신있는 정책결정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전자신문, bj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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