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장거리 전화사업자인 AT&T가 연방 법원의 ‘지역전화망 접속료 제한 규정(FCC)’ 폐지 판결의 여파로 7개주에 대한 신규 가입자 유치를 중단하는 등 통신사업의 전면 재조정에 들어갔다.
2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AT&T는 오하이오, 미주리, 워싱턴, 테네시, 루이지애나, 아칸사스, 뉴햄프셔 등 7개주에서 신규 가입자 유치 활동을 중단키로 하는 등 사실상 경쟁 포기를 선언했다고 보도했다. FT는 이같은 결정이 급변하는 미국 통신 시장의 환경 변화와 2주전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지역전화망 접속료 제한 규정 폐지에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 도만 AT&T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법원의 판결로 지역전화와 장거리 전화를 한꺼번에 묶어 제공하는 번들 서비스도 제한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줄어들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AT&T는 현재 다른 시장에 서도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향후 사업을 더욱 축소할 가능성도 있다.
AT&T의 이번 사업 축소 발표는 지역전화 사업자인 SBC가 하루 전에 광통신망 구축을 위해 60억달러를 투자키로 하는 등 보다 공격적으로 경영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이후에 나온 것이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AT&T는 이와 함께 올해 매출과 순익 전망치도 하향 조정했다. 이번에 수정된 올해 전망치를 보면 매출은 305억달러로 이전 전망치보다 15억달러 낮아졌으며, 순이익은 10억∼14억달러로 예상되어 이전 전망치인 25억달러나 작년 순익 36억6000달러 보다 대폭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도 최대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AT&T는 매출 감소 추세가 2분기 들어 더욱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올해 매출 전망은 더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드레이크 존스톤 데이븐포트 애널리스트는 “시장 상황이 AT&T에 점점 불리해지고 있다”며 “몇년 전부터 투자자들에게 AT&T 주식 매도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기자@전자신문 wingh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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