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 찬반 양론 엇갈려

 정부가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 방침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1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중기청 주최로 열린 ‘단체수의계약제도 개편 방안 관련 토론회’에서는 정부와 조합간 극명하게 찬반 양론이 엇갈렸다.

 이날 토론회에서 조합 및 업계 관계자들 대다수는 제도 운영상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공감했으나 대체 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는 단체수의계약제도 폐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반해 정부측 대표로 나선 중기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며 최단 기간 유예 후에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제도 폐지 찬성=김홍석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체수의계약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인 경쟁제한적인 속성을 해소하지 않고는 해결이 곤란하다”며 “이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체수의계약제도를 축소·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위원은 그러나 제도 개편 과정에서 다수의 참여 중소기업에 대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유예 기간 설정 등 완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단체수의계약제도를 중소기업간 경쟁 품목 제도로 전환하고 적용 범위를 현재 물품 위주에서 용역과 공사까지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이기우 중기청 기업성장지원국장은 “60년대 중반에 시대적인 필요악으로 도입된 제도가 존치돼서는 안된다”며 “급속한 환경변화와 국경없는 경쟁 시대에서 단기적인 시각보다는 다함께 잘 사는 경쟁 체제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제도 폐지 반대=권극범 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폐지 방침을 확정해 놓고 하는 토론회로 느껴져 곤혹스럽다”며 “물량 배정 등 운영상의 문제는 있으나 전체가 아닌 일부 문제인만큼 이것이 제도 폐지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체제도가 만들어질 때까지는 제도 폐지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정구 산업용조리기계협동조합 이사장은 “산업 패러다임은 변화·확장돼 왔는데 단체수의계약제도는 품목 축소만 돼 왔기 때문에 불합리한 제도로 전락했다”며 “그러나 분리 발주 강제화, 적격심사제도 도입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한 후에 제도를 점진적으로 폐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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