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적자원관리(ERP) SW설치·운용과 회계 관련 ASP서비스 도입 여부가 정부의 세무 정책에 반영된다.
국세청은 최근 ‘2004년 세무조사 운영방향’을 발표하고 민생경제 안정과 세법질서 강화를 위한 수시 세무조사 대상에 ERP 패키지 도입과 회계 프로그램의 ASP서비스 활용 등을 기피하고 회계조작 등을 통해 세금을 탈루하는 행위를 포함시켰다. 이는 국세청이 개청이래 처음으로 발표한 종합적인 세무조사 운영방향에서 ERP 또는 ASP서비스 활용 여부를 투명 경영과 성실납세의 잣대로 채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그동안 정보 시스템 도입을 주저했던 300만개 중소기업과 개인 사업자들의 ERP설치와 ASP도입에 러시를 이뤄, 관련 산업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것이란 기대감을 주고 있다.
◇어떻게 적용되나=국세청은 올 세무조사 운영방향에서 민생경제 안정을 저해하는 부동산 투기, 고질적·지능적 탈세 등의 행위를 수시 조사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와 함께 집중 조사 대상에 ERP나 ASP서비스 사용을 기피하면서 경영과 회계가 불투명한 경우도 포함시켰다. 따라서 ERP나 ASP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은 정부의 수시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세청은 또 기업 전산화 추세에 대응해 컴퓨터조사프로그램(CIP)을 개발, 본청에 전산조사기동지원팀과 헬프데스크를 편성·운영함으로써 전산조작에 의한 세금탈루 행위에 적극 대처해 세무조사 행정의 정보화 수준 향상도 꾀하고 있다.
◇투명경영의 잣대=이번 발표는 정보화 툴의 사용확산에 따른 사회적 변화를 실감케 하고 있다. 그동안 대·중소기업들이 패키지 방식과 ASP방식의 ERP도입을 꾸준히 늘려 왔지만 일부 영세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세원노출에 대한 심리적 저항과 우려로 도입을 주저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ERP나 회계 관련 ASP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신뢰가 진일보했다는 점을 말해준다. 특히 ASP가 포함된 것은 풀뿌리 기업정보화 수단으로서의 ASP에 대한 정부의 인식을 반영한 셈이다. 이는 정부가 중소기업 정보화를 겨냥해 진행해 온 ‘소기업 네트워크화 사업’과 ‘중소기업 IT화 사업’의 활성화로 이어지리란 전망이다.
◇전망과 과제=이번 방침에 따른 ‘공정·투명·신뢰 세정’ 구현이라는 정부 목표는 ERP나 ASP를 사용한 기업에 얼마나 피부에 와닿는 이익이 오느냐와 직결된다. 특히 세원 노출에 대해 거부감을 가진 일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참여를 얼마나 이끌어 내느냐가 정책 성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의 구상대로 정책이 성공한다면 정부의 효과적인 세원 파악 및 증대, 기업의 투명회계 구현이라는 성과 외에도 IT관련 솔루션 및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IT렌탈산업협회는 “ASP를 이용한 렌트IT 서비스가 투자대비효과(ROI)·총소유비용(TCO) 측면은 물론, 회계 투명성 제고의 툴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향후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가 뒷받침돼 중기 정보화 활성화와 투명 세정을 견인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정부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ASP 도입 활성화를 위해 서비스 활용기업에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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