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전문회사의 인수로 인해 궁금증 증폭
`하이닉스 시스템IC(비메모리반도체) 신설법인,구조조정 있나.’
하이닉스반도체의 시스템IC 부문 영업 양도 계약이 12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신설법인의 구조조정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인수기업인 시스템세미컨덕터가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궁금증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전문가들은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구조조정은 없다=특히 하이닉스측은 현재 CIS, LDi 등 비메모리 분야와 파운드리 사업이 어느 때보다 경기가 좋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양도 과정에서 노조의 반대가 전혀없어 구조조정에 대한 암묵적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이닉스 시스템IC 부문 관계자들은 “매각이 기대 이상으로 순조롭게 진행됐고 채권단의 그늘에서도 벗어난 만큼 직원들은 매우 고무돼 있다”고 입을 모았다.
채권회수가 목적인 채권단 아래 있는 것과 분명한 주인이 있는 상황은 사업 추진 동기 부여 측면에서 매우 다르다는 것이 현재의 분위기. 현재 양도 절차가 진행되고 있고 12일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지만 인수인계는 사실상 하이닉스 시스템IC 내부의 사업전략실이 마련하는 방안을 그대로 시티그룹의 인수추진을 위한 구조조정회사(CRC) 시스템세미컨덕터(페이퍼컴퍼니)가 인수인계 받는 형태가 예상된다.
◇CEO는 누구=현재 시스템IC(스탠더드 프로덕트) 부문장인 허염 부사장이 CEO를 맡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국내 내로라하는 최고 반도체 리더들의 정통코스로 인식되고 있는 서울대·KAIST·스탠퍼드를 밟은 허 부사장은 인맥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인수주체인 시티그룹과의 공조에 완벽을 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단 허염 CEO 체제가 되면 기존 조직은 그대로 운영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생산총괄본부장 황태영 전무, 사업전략실 김학성 상무 등이 그대로 포진될 전망이다.
◇양도절차=현재 하이닉스반도체 시스템IC 부문에 소속돼 있는 사업전략실(실장 김학성 상무)에서 주도적으로 향후 사업 초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초안을 놓고 시티그룹 측과 사업전략을 확정하게 되는 데 영업 양도 이후에는 한 조직으로 통합된다. 하이닉스의 청주공장 2·4·5라인, 구미공장 2·3라인 등이 신설법인에 넘어간다. 삼성동 하이닉스 사무실과 메모리라인이 혼재돼 있는 청주공장은 하이닉스반도체와의 도급계약 형태로 기존 인프라를 이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천공장의 경우 34개 분사회사가 이런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영업양도 계약은 12일로 예정돼 있으며 하이닉스반도체는 다음달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이를 주주들에게 알린다. 완전히 매각이 완료되는 시점은 8월 31일이다.
◇향후 전망=하이닉스 고위관계자는 “시스템IC부문이 완전 분리된다고 해도 기존 메모리사업부문과의 협력 관계는 일정 부분 유지된다”며 “파운드리와 시스템IC의 유기적 결합, 차세대 반도체의 공동 개발, 시장 상황에 따른 메모리·비메모리 반도체의 펩 교차 가동 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시티그룹은 하이닉스 시스템IC 부문 신설법인의 가치를 높인 뒤 재 매각하는 절차를 밟은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고 1∼2년 내에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벌써 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최종 주인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