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세금계산서 인증제` 도입 논란 여전

사진;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과 서비스업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전자거래진흥원에서 열린 ‘2차 표준세금계산 인증을 위한 간담회’는 정부의 강행 방침과 업체들의 반대 입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전자세금계산서 인증제를 놓고 정부의 추진 강행 방침과 그동안 표출되지 않았던 선발 업체들의 반대 입장이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인증제 실시가 난항에 빠졌다.

 지난달 인증제 실시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던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은 업계의 반발을 감지하면서 27일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업체들의 의견 수렴을 위해 27일 ‘2차 표준세금계산 인증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진흥원과 업계의 당초 입장차이를 재확인하는 자리에 불과했다.

 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과 서비스업계 관계자 5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넷매니아, 핌스텍 등 전자세금계산서 전문업체들은 “전자세금계산서 표준화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인증제는 오히려 시장 확대를 저해한다”며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진흥원은 “올해 표준안을 제정한 마당에 이를 확산시키고 표준을 지키는 기업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인증제 도입은 필수적”이란 방침을 고수, 양측의 첨예한 입장차이를 보여주었다.

 ◇표준은 찬성, 인증은 반대=전자세금계산서 솔루션과 서비스 업계는 대부분 인증제 자체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 표준화는 필요하지만 인증제는 시장 질서를 파괴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임준규 넷매니아 이사는 “표준안을 업계 자율에 맡기면 시장 원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정착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강제성을 띤 인증제가 실시될 경우 영세한 후발업체들이 편법 영업에 이용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솔루션업체인 K사 관계자는 “진흥원의 표준안은 솔루션에 국한된 것이어서 이 표준에 따라 데이터 호환이 될 경우 솔루션 가격이 하향 평준화돼 결국 시장 질서가 파괴될 수 있다”며 인증제 도입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날 참석한 솔루션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솔루션 평균 가격이 1억∼2억원에 달하는데 이미 후발업체들이 10분의 1 가격으로 판매에 나서면서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다”며 “당장 표준을 따를 경우 기능 차별성이 없어져 결국은 저가 경쟁만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인증제 도입에 따른 비용 부담 등도 주된 반대 이유로 꼽았다.

 ◇기득권 보장은 이유 안돼=진흥원은 업계의 인증제 반대가 ‘기득권 유지’를 위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를 위해 인증제 실시를 무한정 미룰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 2년간 연구개발을 거쳐 마련한 표준안을 지키는 업체에는 인증으로 혜택을 줘야하며 이를 통해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장재경 전자거래진흥원 표준개발팀장은 “지난 2월 발표된 표준안에 맞춰 솔루션을 개발한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기존 업체들의 입장만을 고려해 인증제를 늦춘다는 것은 온당치않다”며 “더욱이 올해 ‘전자문서이용촉진법’이 공표되면 법적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에 표준화된 솔루션의 확산은 더욱 필요하기 때문에 인증제는 빨리 시행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진흥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존 업체들의 입장을 반영해 올해부터 인증제를 시행하려던 기존 입장을 바꿔 시행 시기를 조정할 뜻을 내비쳤다.

 또한, 진흥원은 전자세금계산서의 이용자인 기업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조만간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어서 앞으로 전자세금계산서 인증제는 정부와 업계의 입장차이에 이용자들의 의견까지 더해져 좀더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일부 업계는 찬성=이날 간담회에서 데이콤 등 일부 업체는 지난 3∼4년간 전자세금계산서 시장이 지지부진한 상태로 이어지고 있어 이를 확산시키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인증제 도입을 고려해야한다는 찬성 의견을 밝혀 업계 내에서도 이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광식 데이콤 팀장은 “올해 전자세금계산서 시장은 1000억원 이하로 지지부진한 상태로 이를 확대하기 위해 법적, 정책적인 지원 차원에서 표준화가 필요하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업계가 인증제 도입을 인정해야할 것”이라며 “그러나 단순한 인증제보다 국세청과 연계해 전자세금계산서를 많이 활용하는 기업에는 세금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정책적 혜택이 수반돼야한다”고 밝혔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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