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원텔레콤의 법정관리 이후 중소 휴대폰 업체를 거래처로 둔 이동통신부품 업체들이 여신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세원텔레콤 사태로 2차 전지·탄탈콘덴서·LCD 모듈·카메라 모듈·프런트엔드 모듈(FEM)·LED 등 주요 휴대폰 부품 업체들이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섰다.
이는 스탠더드텔레콤·세원텔레콤 등 그동안 중소 휴대폰업체들의 부도나 법정관리로 부품 업체들이 수 백만 원∼수 십억 원대의 부실을 떠안게 되거나 과잉 재고로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 부품 업체들은 최근 들어 50여 개의 중소 휴대폰 업체의 어음 결제일을 기존 60일∼90일에서 30일∼45일로 대폭 축소하는 등 전과 달리 까다로운 결제 조건들을 적극 요구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부 부품 업체들은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소 휴대폰 업체를 대상으로 부품을 납품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신용장(LC)을 개설하지 않고 거래를 해왔지만 앞으로 부실 채권을 막고자 기존 거래 관행을 개선, 이를 답습하지 않기로 했다.
또 일부 업체들은 시장 조사를 통해 ‘부도 위기설’에 휩싸인 중소 휴대폰 업체들의 블랙리스트를 내부적으로 작성하고 이들 업체로부터 발주가 나오면 선수금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강력한 여신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FEM 업체인 A사 한 관계자는 “몇몇 중소 휴대폰 업체와 거래를 하면서 결제 조건을 단기로 전환함으로써 부실 매출 채권을 최대한 줄이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며 “휴대폰 업체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물량을 줄이거나 거래를 끊기로 했다”고 밝혔다.
2차 전지 업체인 B사는 “중소 부품 업체가 중소 휴대폰 업체 부도로 수십 억 원의 미회수 채권이 발생하면 기업 존립 그 자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중국 수출 물량이 많은 휴대폰 업체들에 대해서는 거래를 기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품 업체들은 이같은 강력한 여신관리가 녹록하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LED 업체인 C사는 “중소 휴대폰 업체를 대상으로 여신관리를 나름대로 철저히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갑과 을의 관계’여서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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