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팩 인수 2년 맞은 `뉴HP` 위상 논란

휴렛패커드(HP)가 컴팩컴퓨터를 인수한지 만 2년이 됐다.HP는 지난 2002년 5월 6월 190억달러에 이르는 인수비용을 치르면서 컴팩을 완전히 합병, 뉴HP로 거듭났다.

이와 관련해 10일자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는 “HP가 지난 2년간 일부 성과를 거둔 것이 사실이지만 2년전처럼 여전히 성장 전략에서 의구심을 던져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HP측은 “확실히 2년전보다 막강해졌다”면서 “올바른 성장궤도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미국시각) 현재 HP의 주가는 20달러로 마감, 2002년 5월 6일의 18달러22센트보다 9.8% 상승했다.

◇합병 전과 변한게 없다? = 뉴HP는 컴팩을 인수함으로써 확실히 외형상 더욱 비대해졌다. 매출만해도 합병전 400억달러대에서 합병후 700억달러대로 껑충 뛰었다.직원수도 8만명대에서 14만명대로 두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전세계 지사도 170개국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HP가 여전히 컴퓨터 사업에서 성장에 힘겨워 하는 등 2년전과 동일하게 성장 전선에 이상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여기에 HP의 최대 수익원인 프린터 사업까지 오히려 합병으로 수익을 까먹고 있다는 경고음도 터져나와 HP를 더욱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만일 HP가 컴팩을 합병하지 않았다면 2003회기에 프린터 사업에서 주당 1달러59센트의 이익을 올렸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실제 이 기간 프린터 사업 수익은 주당 1달러16센트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기관 투자가의 한 펀드매니저는 “프린터 사업에서 HP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렉스마크인터내셔널 주식을 사기 위해 HP주를 매각했다”면서 “HP가 프린터 부문에서 여전히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다른 사업부문에서는 지속 성장에 힘겨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칼리 피오리나 회장을 비롯해 앤 리버모어, 비오메시 조시 같은 고위 경영자들이 뉴HP에서도 여전히 요직을 차지하고 있는 점도 “뉴HP가 올드HP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확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합병으로 더욱 강해졌다?= 하지만 HP 관계자들은 뉴HP가 합병으로 더욱 막강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브라이언 험프리 HP 대변인은 “프린트 부문이 여전히 HP의 가장 강력한 사업이지만 엔터프라이즈 컴퓨팅(서버 등)과 퍼스널 컴퓨터 사업도 지난 2년간 흑자로 돌아섰다”며 합병의 효과를 설명하면서 “또 매출과 수익면에서도 뉴HP는 올드HP에 비해 프린터에 의존하는 비중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HP의 프린팅 부문 매출은 2003회기중 전체 매출의 31%를 차지했는데 이는 2001 회기의 43%보다 10% 이상 낮아진 것이다.이익면에서도 2001회기에는 프린터 부문이 100%를 차지했었지만 2003회기에는 79%로 낮아졌다. 험프리 대변인은 “ 궤적을 봐야 한다”면서 HP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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