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업계, 가격놓고 고심

메모리를 비롯한 원자재가 인상으로 그래픽카드 수입 가격이 일제히 오르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가격정책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중·고급형 그래픽카드는 3∼4달러, 보급형 그래픽카드는 1달러 정도로 수입 가격이 인상됐다. 이는 지난 1월부터 시작된 메모리·PCB 등 원자재 가격 인상 요인이 최근에서야 반영된 것으로 5월경 원자재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서더라도 부품 가격에 영향을 주는 것은 3개월 이후인 점을 감안하면, 이런 추세는 적어도 7∼8월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그렇지 않아도 순익구조가 취약한 유통업계가 채산성 위기에 더욱 시달릴 것으로 우려된다.

 앱솔루트코리아 박찬석 이사는 “원자재 가격이 올 초보다 15∼20% 이상 올랐다”며 “특히 그래픽카드는 PCB에 메모리, CPU가 모두 장착돼 원자재 가격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의 ‘지포스 FX 5700XT’가 올 초에 비해 3달러가, ATI테크놀로지의 ‘라데온 9600XT’도 3∼4달러 정도 인상된 상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이 매기가 떨어진 상황에서 소비자 가격 인상은 힘들다는 것이 그래픽카드 유통업체의 한결같은 이야기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월들어 매기가 30% 가량 줄었다”며 “그렇지 않아도 썰렁한데, 여기에 가격까지 올리면 소비자 외면은 불을 보듯 뻔해 당분간 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A사는 지난 15일 ‘엔비디아 MX440’의 딜러 가격을 1000원 올려 5만4000원에 내놓았으나 매출이 하루만에 50% 정도 줄었다. 가격 부담을 느낀 대리점이 구매를 꺼린 것으로 A사는 바로 가격을 원상복귀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수익 구조가 취약한 유통업계가 수입가 인상으로 채산성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한편, 마진을 얻을 수 있는 고가제품 위주로 영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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