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비메모리 분야에 1조2600여억원을 투자한다. 이번 투자는 특히 기존 비메모리 설비투자 방식과는 달리 처음부터 신규라인을 건설하는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메모리 분야에 비해 세계 경쟁력이 뒤지는 시스템LSI 사업의 일류화를 추진해 비메모리 분야에서도 3-4년 이내에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내년까지 2년간 경기도 기흥 사업장에 1조2691억원을 투자해 비메모리 반도체인 시스템LSI 전용 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 공장 신규라인의 가동시기는 내년 하반기로 생산량은 2006년 초 300㎜ 웨이퍼 기준으로 월 7000장을 계획하고 있다.
웨이퍼는 전면 300㎜ 웨이퍼를 사용하며 공정기술은 일단 0.13미크론과 90나노 공정기술을 적용하고 향후 65나노와 45나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부문 대규모 투자를 계기로, 경기 화성공장을 D램과 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전용 공장으로, 기흥공장을 비메모리 반도체 전용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그 동안 기흥공장의 기존 D램 생산라인 일부를 활용해 시스템LSI를 만듦으로서 낙후된 라인을 비메모리 생산에 활용해 왔다.
삼성전자 김일웅 상무는 “과거에 D램 라인을 전환해 비메모리 분야에 활용한 것과는 달리 비메모리 전용라인 처음부터 설치, 첨단라인을 가동하게 되는 것”이라며 “비메모리와 메모리 양축을 모두 발전시켜 시너지 효과를 발휘, 세계 IT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R&D 인력을 기존 2000여명에서 2007년까지 50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영설명회를 통해 시스템LSI에 1조24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시스템LSI 투자의 올해 집행분은 이미 발표된 올해 투자계획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황창규 사장은 최근 MIT대학 강연에서 “메모리와 함께 비메모리 분야도 나노기술을 바탕으로 3∼4년내에 세계 정상급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는데 이번 투자 계획은 이의 실현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지난해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비메모리 반도체는 인텔이 20.6%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기록했으나 삼성전자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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