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시투토크(PTT)는 `양날의 칼`

패킷망서 그룹통화 지원하는 꿈의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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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상의 인터넷인 패킷망에서 일대다(그룹) 통화를 지원하는 ‘푸시투토크(PTT)’ 서비스가 TRS 사업과 역무침해 논란을 빚은 가운데 기존 이동전화시장의 운명과 진로를 가늠할 기술 흐름으로 주목받았다.

 PTT는 음성망(서킷)과 IP망(패킷)을 ‘올IP망’으로 통합하는 기술 진화의 과도기 단계인 패킷 기반의 음성서비스로 유선에 이어 무선도 올IP 시대로 진입함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본지 4월1일자 6면 참조

 또한 유선 인터넷전화(VoIP)에 비견되는 무선상의 VoIP를 구현하는 전단계로, 향후 ‘음성통화 무료화’의 전조여서 이동전화 업계는 비상한 관심과 긴장감속에 PTT의 출현을 조심스레 관망했다.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선 일부 사업자들이 PTT 서비스를 상용화한데다, 기업체나 특정 계층에서 특화된 서비스 수요가 곧 나올 것으로 보여 이동전화 업계 스스로 이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는 분위기다.

 ◇PTT가 가져올 딜레마=PTT는 기존 이동전화의 지평을 한 단계 뛰어넘는다. 무전기나 TRS 등에 가능했던 일대다(그룹) 통화와 음성통화는 기본이고, 인스턴트메신저(IM)·상태표시(일명 프레전스) 등 부가 기능도 지원한다. 무엇보다 현 무선인터넷망을 그대로 활용해 비교적 적은 투자비와 요금에 VoIP 형태의 음성서비스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 OMA·3GPP2 등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세계 표준을 마련중이다. 국경의 한계를 넘는 서비스 실현이 곧 가시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삼성전자·노키아·LG전자 등 장비·단말기 업체들의 개발도 급류를 타 일부 기술적 문제만 해결되면 곧바로 상용화가 가능하다.

 PTT는 이동전화사업자에게 새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절대적인 매출비중인 기존 음성통화 시장을 잠식한다는 점에서 ‘양날의 칼’이다. 이동전화사업자는 PTT 서비스를 통해 TRS 사업자의 영역을 넘볼 수 있으나 곧 자기 발등을 찍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미래 무선통신 진화의 가늠쇠=PTT는 그 자체의 효용성보다 향후 무선통신 시장의 변화를 점칠 단초라는 점에서 각별한 의미가 있다. 유선에 이어 무선도 모든 네트워크 환경이 인터넷프로토콜(IP)로 통합, 진화하는 이른바 ‘올IP’ 시대의 서막이라는 점이다. 정통부가 신성장 분야로 육성중인 차세대 광대역통합망(BcN)을 무선통신환경에도 구현하는 셈이다. 심지어 이동전화를 통한 음성통화가 곧 무료가 될 것이라는 다소 성급한 전망도 나온다.

 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은 최근 PTT의 등장과 관련 “모든 통신서비스가 IP로 통합되며 3세대(G) 이동통신이 이런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비동기식 IMT2000(WCDMA) ‘릴리스5’ 시스템이 올 연말께 개발, 상용화하면 지금처럼 서킷(음성)·패킷(데이터)으로 구분한 이동전화망이 모두 IP 기반으로 통합된다. 전자통신연구원(ETRI) 강신각 박사는 “WCDMA 릴리스5가 도입되면 음성과 데이터의 구분이 사라지는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하다”면서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음성통화 서비스의 부가가치 감소를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동전화업계의 고민=수년간 고속성장을 거듭해 온 이동전화 업계도 최근 뚜렷한 정체현상을 겪는 가운데 PTT가 가져올 파급력에 고심을 거듭한다. SK텔레콤은 해외 제휴사업의 일환으로 PTT 서비스를 개발중이며, KTF는 상용화에 앞서 네트워크 추가 투자비용 산출 작업을 진행하는 등 현재로선 조심스레 관망하는 분위기가 짙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시장전반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어 3사가 상용화 시기나 과금정책 등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면서 “당장 번호이동성이나 각종 비대칭규제 정책방향에 골몰하나 올IP 시대가 생각보다 빨리 올 수도 있다는 게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PTT 서비스 출현에 대비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유선사업자들의 VoIP 대응전략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기존 유선전화 매출 잠식을 우려한 KT는 ‘올업’이라는 고부가가치 VoIP 상품을 만드는 반면 하나로통신·데이콤·별정사업자들은 VoIP를 통한 저가경쟁을 벌이고 있다.

 KTF 관계자는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스스로 매출을 갉아먹는 형태로 접근할 수 있겠느냐”면서 “향후 이동통신서비스의 중심이 단순 음성보다는 멀티미디어로 발전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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