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형 모델 출시 앞두고 구형 물량 소진 나서
최근들어 한낮의 기온이 19∼25도까지 올라가는 때이른 더위가 계속되면서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신형 에어컨 모델 출시에 앞서 당장 이번주부터 2003년형 재고분 소진을 위한 특별판매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재고 에어컨 대처분’ 행사가 가전유통가 전체로 급속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재고 물량=작년 여름 이상한파와 당시 제조업체들의 제살깍기식 출하경쟁으로 인해 현재 각 유통업체는 수천대에서 많게는 만여대씩의 에어컨 재고 물량을 그대로 떠안고있다. 지난 늦여름께만 해도 9000여대에 달했던 전자랜드21의 에어컨 재고물량은 현재 5000여대로 파악된다. 하이마트도 18일 현재 03년형 에어컨을 1000대 이상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전자전문 매장보다는 못하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까르푸 등 할인점을 비롯해 용산 전자상가내 가전전문점 등도 매장별로 많게는 천여대씩의 재고 에어컨을 쌓아놓고 있다. 따라서 본격적인 신제품 출시 직전인 이달말과 다음달초께를 즈음해, 재고물량 소화를 위한 각 유통업체의 판촉전이 대거 집중될 전망된다.
△처분 계획=현재 인터넷쇼핑몰에서 ‘에어컨 이월상품 특가전’을 펼치고 있는 전자랜드21은 이번주부터 전국 50여개 매장에서 ‘창고 대방출’ 행사를 진행한다. 이봉희 전자랜드21 영업본부장은 “일단 1000여대 분량을 내놓은 뒤 고객 호응도에 따라 추가 방출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삼성·LG 등 에어컨 메이커들이 신형 모델의 판매가격을 전년 대비 10% 가량 올릴 것으로 보여,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번 이월상품 특가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알뜰 쇼핑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랜드21측은 이번 행사용 에어컨의 판매가격을 지난 여름 적용가 보다 다소 낮춰 판매할 계획이다.
하이마트는 이들 제품의 조기 소진을 위해 기종에 따라 지난주부터 정상가보다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5%까지 할인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교적 고가의 신제품 출시에 주력해온 백화점 업계도 이번 여름만큼은 재고물량에도 군침을 흘리고 있다. 이번 봄철 세일기간중 매출실적이 기대에 크게 못미쳤고, 메이커들의 재고물량 소진 요구도 예상되기 때문.
장동호 롯데백화점 가점매입 담당 바이어는 “내달께 이월 에어컨 대방출전을 기획중이었으나 양판업계의 발빠른 판촉이 예상되는 이상, 우리도 계획을 앞당겨 늦어도 이번주중 관련 행사를 기획하는대로 바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