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후유증 조기수습 경제살리기 시급
민주주의 잔치가 끝났다. 이제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와야 한다. 총선으로 미뤄졌거나 주춤했던 △IT산업정책 △신성장동력 △투자활성화 △이공계 문제 △기초기술 확보 등 정책 현안을 챙기고 다시 뛰는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내수 경기 진작이 급선무라고 말한다. 반도체, 휴대폰 등 수출은 특정 IT 기업과 품목에 치우쳤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내수는 총체적인 난국이다. 특히 경기 변동에 민감한 국내 IT산업은 고사 직전에 몰렸다.
정부는 선거전에 내놓은 특별소비세 인하 등 경기 진작책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야 하며 여기엔 17대 국회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IT산업계는 특히 정국 혼란과 내수 침체로 인해 바닥까지 떨어진 기업의 투자 분위기도 하루빨리 진작시키길 바란다. 기업 투자 확대에 걸림돌을 과감히 제거하고 통신사업자 투자 상반기 조기 집행 유도 정책도 차질없이 진행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경 KT사장은 “막대한 산업 파급 효과에도 불구 성장 엔진이 약해진 통신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게 경제 회복의 지름길”이라며 “통신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기업 규제 중심의 제도는 사용자 편익 제고 관점으로 전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동북아 허브국가 건설 등 국정 과제 재개와 관련, 새로운 17대 국회에 대한 기대도 적지 않다. 특히 초선의원들의 대거 진출과 기존 정당과 차별화한 정책을 가진 민노당의 원내 진출로 인해 앞으로 입법 활동이 정책 경쟁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IT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16대 국회의 방송법 개정 진통에서 봤듯이 현실을 뒤따라가지도 못하는 국회 입법 활동에 대한 산업계의 불신이 팽배한 게 사실”이라면서 “그렇지만 17대 국회에선 초선 의원들이 많고 정보통신이나 IT에 대한 친화력이 상대적으로 월등한 40대가 다수여서 기대가 높다”라고 말했다.
정부가 총선 이후로 잡은 IT관련 정부부처 조직 개편 및 통합 논의를 비롯해 방송통신융합, 통신금융융합 등 새로운 산업 흐름에 맞는 입법 활동에 대한 IT산업계의 관심이 지대하다. 이공계 우대 등 각 정당이 내놓은 공약도 정부 정책과 입법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경종민 KAIST 교수는 “거인 중국과 인도가 빠르게 뛰고 일본이 재도약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희망은 과학기술이며 무엇보다 이공계가 의욕을 가져야 한다”라며 “17대 국회가 말로만 과학기술 강국을 주장할 게 아니라 법제화에 앞장서 이공계 기피 문제를 해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화수기자 hs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