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벤처업계, 전문경영인 영입으로 성과 보고 있다

벤처업계가 부진의 늪을 좀체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경북지역 벤처업계가 전문 경영인 도입을 통한 성과를 일궈내 신선한 화제가 되고 있다.

럭시아·앞선사람들·테크자인 등 광섬유·섬유기계·LCD백라이트 분야에 각각 종사하고 있는 이지역 벤처기업들이 그 주인공. 이들 기업은 최근 조직관리와 마케팅분야의 전문 경영인을 영입해 마케팅 실적은 물론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적지않은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염색용 컴퓨터 컬러 매칭 시스템을 개발한 앞선사람들은 마케팅 전문가를 CEO로 받아들여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다. 앞선사람들의 창업자 박성수 사장은 지난 2000년 섬유업계 영업부문에서 20여 년간 종사한 경력이 있는 노용순 사장을 CEO로 영입, 이후 매년 70% 이상의 매출성장세를 기록했다.

엔지니어 출신의 박 사장이 연구소 설립과 함께 연구개발에 전념해 신제품 개발을 맡고 노 사장은 국내외 마케팅을 맡아 분업을 통한 기업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 결과였다.

의류 부착용 광섬유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럭시아도 제품 출시에 맞춰 해외시장 개척을 위한 마케팅 및 법률 전문가를 CEO로 영입해 성과를 보고 있다.

럭시아의 정천수 사장은 자사 제품인 의류용 광섬유 제품 수출을 위해 미국서 국제변호사로 활동중인 송운섭 변호사를 해외 마케팅 전문가로 영입, 본인은 CTO로 물러나 기술개발에 전념키로 했다.

현재 미국에서 신변 정리를 하고 있는 송 변호사는 지금까지 럭시아의 대외 계약서 작성과 법률 자문으로 활동해 왔으나 오는 7월부터는 럭시아의 CEO로서 본격적인 대수출 마케팅력을 발휘할 예정이다. 럭시아는 그동안 송 변호사의 도움으로 최근 미국 바이어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어, 대량생산 공장 건립을 검토중이며, 프랑스 모 업체와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LCD 백라이트 제조업체인 테크자인도 CTO와 CEO 간 역할 분담을 통해 성공한 드문 사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대표인 사종엽 영남대 교수가 CTO로 물러나고 경영인 출신의 최병식 대표를 영입, 마케팅에 나서면서 활기를 얻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