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폰 해법없나

"모든 기기에서 저작권 보호돼야"

‘MP3폰 선은 보였지만...’

 휴대폰에서 MP3음악을 들을 수 있는 MP3폰 시대가 열렸지만 시장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우선 정부가 중재에 나섰던 이동통신사, 단말기제조사, 음원권리자 등 이해당사자간 합의안은 LG텔레콤의 거부로 반쪽짜리 성과로 그쳤다. 중재안에 합의한 나머지 이행당사자들도 MP3음악 유료화에 앞서 소비자들의 이해를 구하는 ‘협의’를 남겨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MP3폰에서 무료 파일 재생에 반대하는 음원권리자들은 소비자들의 주장대로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이기적 집단인가. 아니면 공짜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무리한 주장을 펼치고 있는가. 그렇다면 서비스 당사자인 이동통신사와 단말기제조사는 대체 어느 쪽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인가. LG텔레콤이 이미 MP3폰 출시를 강행했고, 이번주중에는 삼성전자가 KTF기반 제품 출시를 앞두면서 MP3폰 시대는 개막됐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소강국면을 면치 못하고 있다.

◇무료는 소비자의 권리?=소비자들은 “50만 원이 넘는 단말기를 구입해서 음악 한 곡당 1000원씩 내고 들어야 한다면 누가 MP3폰을 사겠냐”고 반문한다. 일반 MP3플레이어에서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고 ‘소리바다’와 같은 P2P 사이트에서 쉽게 파일을 구하면서 ‘MP3음악=공짜’라는 인식을 갖게 된 소비자들의 이 같은 주장은 일면 당연해보인다.

그러나 한국콘텐츠산업연합회 관계자는 “국산 모바일콘텐츠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은 초창기부터 확실한 유료화 체계를 마련했기 때문”이라며 “디지털음악이 공짜로 사용된다면 음악산업 발전은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음원권리자들도 단호하다. MP3플레이어가 등장했을 때는 저작권 보호를 위한 세력 결집이 힘들어 방치했지만 MP3폰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보호’ 입장이 강경하다. MP3플레이어처럼 이미 출시된 후에 대응하면 주도권을 잡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디지털음악을 보는 소비자인식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현재 모바일 커뮤니티 세티즌에서 진행중인 ‘MP3폰 소비자 권리 찾기 서명운동’도 “무조건 공짜로 들을 수 있어야한다”보다는 “‘정당한 방법’으로 개인이 소장한 파일은 MP3폰에서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각종 게시판에도 유료파일의 적정가격에 대한 의견들이 심심치않게 올라오고 있다.

◇소비자 유인책=삼성전자의 MP3폰(모델명 SPH-V4200) 출시를 앞두고 KTF는 매직엔 사이트를 통한 MP3 다운로드 서비스 가격을 곡당 1000원에서 500원으로 파격 인하했다. 한 번 구매한 곡에 대해 중복 과금하지 않는 기간도 6시간에서 30일로 대폭 늘렸다. 무료파일은 72시간밖에 재생할 수 없게 된 MP3폰을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음원권리자들 역시 소비자가 ‘정당한 방법’으로 확보한 음원 파일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중이다.

 한국음원제작자협회의 윤성우 법무실장은 “신보 발매시 수록곡에 대한 유료다운로드 쿠폰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구입 음반에 대해서는 소비자 등록정보를 바탕으로 무선망에서 정당한 음원인지 인증해주는 기술도 개발했다”고 말했다. 윤실장은 또 “이미 음악과 비음악(어학 파일 등) 구분 기술도 확보했다”며 “비음악의 경우 MP3폰에서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선례로 만들어야=사실 이번 MP3폰 논란은 우리나라이기에 자연스럽다. 신기술 도입속도가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기 때문이다. 정부가 나서서 저작권 보호체계를 마련하려는 시도 역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 결과에 따라 우리가 디지털음악에 관한한 세계표준을 제시할 수도, 실패 사례를 보여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이번 기회에 ‘타협을 위한 타협’이 아니라 모두가 윈윈하는 근본책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과거 스트리밍 서비스를 둘러싼 저작권 침해 논란이 감정적으로 전개되면서 지금까지도 갈피를 못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이슈는 철저하게 이성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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