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인터넷 뱅킹 위축 우려

공인인증서 발급비용 예상보다 2배 높게 책정

공인인증서 발급 유료화가 6월부터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은행들이 예상 외로 높게 책정된 인증서 발급 비용에 따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은행들은 당초 2000원으로 예상했던 인증발급비용이 2배로 껑충 뛰어 오른 것으로 확정되자 “이번 조치가 자칫 인터넷뱅킹을 위축시킬 수도 있다”며 우려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시중은행들은 지난달 한국전산원, 금융결제원,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 한국증권전산,KT넷 등 6개 공인인증기관으로부터 6월부터 공인인증서 발급시 건당 4000원의 수수료 청구방침을 전달받고 고객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다각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은행들은 인증서 발급료가 예상외로 높게 책정되자 부과대상인 인터넷뱅킹 가입자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따른 별다른 대책이 없는 한 고객 이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돼 은행들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용 고객 이탈” 잇따를 듯=은행들은 1인당 인증서 발급비가 총 4400원(1년 기준, 부가세 포함)에 달해 이같은 금액이 고객에게 청구되면 3분의 1, 심할 경우 고객의 절반 가량이 빠져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전체 은행의 인터넷뱅킹 누적 가입자수는 개인 2175만명, 기업 100만개사에 달한다. 은행권은 전체의 3분의 1 가량인 700만명 정도가 주기적으로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고객임을 감안할 때 인증서 유료화가 시작되면 인터넷뱅킹 가입자는 절반 수준인 300만∼400만명 가량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제일은행 e뱅킹부의 한 관계자는 “기존 사용자들은 유료화에 대비해 미리 인증서를 받아 놓을 것이기 때문에 향후 1년간은 고객의 이탈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신규 가입자들의 경우 인증서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가입자 증가가 주춤해질 것이며 1년후에는 기존 가입자의 이탈도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권 대책 마련 부심=이처럼 가입자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임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우려감과 함께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국민은행 e비즈니스팀 한 관계자는 “고객의 저항과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으나 은행이 발급기관(CA)이 아니라 발급 대행기관(RA)이기 때문에 제시할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이라며 “현재 은행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뾰족한 수가 없어 유료화를 밀어붙인 정부를 원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은행은 고객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증서를 유료로 발급받을 경우 △이체 수수료 할인△기념품 증정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공정거래법 위반 소지로 섣불리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유료화를 앞두고 이래저래 은행의 고민만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향후 전망=은행들은 인증서를 유료로 발급받은 우수고객에 대해 이체수수료 등을 면제해 주는 등 반대급부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또 일부에서는 인증서가 유료화되면 인터넷뱅킹 가입자들이 인증서가 필요없는 모바일뱅킹으로 급격히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밖에 인증서 유료화가 명분을 얻기 위해서는 뱅킹업무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와 전자문서 발급 등 본인 확인을 위한 수단으로 널리 확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인증서 유료화에 대해 ‘소비자에게만 부담을 전가한다’는 시민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인증서 유료화가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대두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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