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련은 있어도 좌절은 없다"

국산 게임 개발사 10주년 시대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업체들

우리나라에도 게임개발역사 10주년 시대가 열렸다. 온라인게임업체 태울엔터테인먼트가 오는 10일 창립 10주년 행사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손노리, 소프트맥스, 넥슨 등 게임개발업계 1세대 기업들이 잇따라 창립 10주년을 맞는다.

 지난 10년동안 국내 게임산업은 온라인 분야를 주축으로 고속성장을 구가하며 세계 시장을 넘보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태울의 경우 10주년 행사에 맞춰 국내외 바이어와 게임산업 관계자들을 초청, 대대적인 신작 발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또 소프트맥스와 손노리는 게이머들을 초청하는 페스티벌을, 넥슨은 신개념 게임쇼를 각각 준비하는 등 다채로운 기념행사를 마련중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10년=시계추를 돌려 94년으로 돌아가보자. 대부분 동아리 형식의 ‘팀’에서 출발했고 장소는 지하였다. 지하 동아리방이나 건물 지하에서 게임 개발에 열중했던 기억(태울, 소프트맥스)이라든지 가정집 지하 차고에서 컴퓨터를 설치하고 개발비를 아꼈던 경험(손노리) 등은 당시 개발 실정을 잘 보여주는 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만큼 고속성장의 시기였다. 넥슨의 경우 연매출 650억원대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고 코스닥에 당당하게 입성한 소프트맥스는 게임업계에 성공 신호탄을 쐈다. 넥슨은 ‘바람의 나라’로, 소프트맥스는 ‘창세기전’으로, 출범 당시 팀 단위 조직이었던 손노리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로, 태울은 ‘영웅문’으로 국산 게임 마니아층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손노리는 지난 2001년 플레너스에 인수됐다가 지난해 독립했다. 94년 당시 머드게임 ‘단군의 땅’으로 가장 잘 나갔던 회사인 마리텔레콤은 현재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리없이 문닫은 곳도 적지 않다. 정영희 소프트맥스사장은 “신생기업이 5년을 버티기도 힘든 게 현실인데 지난 10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켜온 것은 분명 뿌듯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10년이 더 힘들다=10주년을 맞는 기업의 CEO들은 한결같이 “맨손으로 시작했던 지난 10년보다 앞으로 10년이 더 숨막히는 싸움이 될 것”이라며 새 각오를 다지고 있다. 시장은 커졌지만 경쟁자수는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무한 경쟁 시대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들 10살 기업’보다 훨씬 어린 후발 엔씨소프트, 웹젠, NHN 등이 업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최근에는 미국, 일본 등의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을 겨냥하면서 글로벌 경쟁 상황도 직면해 있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CCO는 “지난 10년은 고속성장 시대였지만 다가올 10년은 무한 경쟁 시대가 될 것”이라면서 “게임이 하나의 문화로 당당하게 대접받고 있는 일본을 볼 때 아직 해야 할 일은 많다”고 말했다.

 ◇다각화, 다변화 무한 변신 예고=그렇기에 ‘변화’는 10주년 업체들의 키워드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선의의 경쟁자였던 손노리와 소프트맥스는 최근 ‘노리맥스’라는 공동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긴밀한 협력관계를 모색키로 했다. 넥슨도 종합엔터테인먼트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캐릭터, 테이블보드게임, 출판, 애니메이션, 교육 등 다양한 신규 사업으로 일반인과의 접점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태울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수출선 다변화에 나서는 한편, 게임과 엔터테인먼트의 장르를 파괴하는 사업으로 제2의 창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인터뷰-창립 10주년 맞아 중국 게임스튜디오 설립하는 조현태 태울엔터테인먼트 사장

 ―10년을 돌아보면

 ▲온라인게임이 정식장르로 자리잡고 큰 즐거움을 주는 놀이로 정착했다는 점이 의미 있는 일이다.

 ―앞으로 주요 계획은

 ▲10주년 행사때 중국 스튜디오 설립을 발표할 계획이다. 앞으로 대부분 게임프로젝트는 30% 국내 인력과 70%의 현지 인력을 활용한 해외 스튜디오에서 개발할 예정이다.

 ―향후 10년의 게임산업 키워드는

 ▲‘세계화’와 ‘다양화’다. 예전에 PC통신을 기반의 게임 개발했던 많은 회사들이 웹 기반으로 옮겨가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를 여럿봤다. 변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