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 투자 `쪽박` 걱정마"

문화부·재계 `완성보증보험제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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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산업은 고위험 산업이다. 잘되면 ‘대박’이지만 잘못되면 ‘쪽박’인 위험천만한 산업적 속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뜻 발길을 내딛지 못해 산업발전에 적지 않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갈수록 대규모 자본 투자가 요구되는 시점에서 문화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들고 나온 카드가 바로 문화산업 완성보증보험제도다. 문화관광부는 지난해 12월 이 제도의 추진을 대통령에 보고한 바 있다. 이어 지난 29일 출범한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문화산업특별위원회도 앞으로 추진할 정책과제 중 하나로 선정했다. 이에따라 문화산업 완성보증보험제도의 도입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그러나 도입 과정에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가 예상되고 있어 보다 철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완성보증보험제도의 의미와 도입시기=완성보증보험제도란 문화상품이 제작기관에 예산범위 내에 완성될 것을 보장해주는 계약이다. 은행과 투자자가 인정한 예산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완성보증보험회사가 초과분에 대한 자금조달을 책임지게 되며 제작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투자된 금액도 돌려주게 된다. 이를 위해 제작사는 완성보증보험회사에 제작비의 3∼5%(외국사례 기준)에 해당하는 보증료를 납부하게 된다. 그림 참조

 문화부는 내달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문화관광정책연구원 등 산하기관을 비롯, 전경련·회계법인·로펌·보험사·은행·창투사·제작사·배급사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8월 중 공청회도 열 계획이다. 문화산업정책과 조창희 과장은 “문화완성보증보험제도는 문화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국가적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빠르면 정기국회가 열리기 전인 9월 완성보증보험 도입형태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스크는 ‘줄이고’ 투자는 ‘확대’=이 제도의 최대 장점은 작품의 미완에 대한 리스크를 크게 줄여 은행, 대기업 등 민간부문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다양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할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제작사나 개발사의 경우 스케쥴과 자금관리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미국 등에서는 현재 영상투자기금을 운영하는 기관 대부분이 완성보증서를 요구하고 있다. 플로리다주정부는 TV프로젝트의 금융기관 대출에 대해 주정부가 보증하는 플로리다 필름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뉴멕시코주에서도 비슷한 영화투자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 영화 및 애니메이션업체 및 투자업체 80% 이상이 완성보증제 도입 필요성을 크게 공감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철저한 준비가 최상의 방책=그러나 실행 단계까지 적지 않은 시행착오도 예상되고 있다. 완성보험제를 위해 신설 보증보험사를 설립할 것인가, 또 완성보증보험회사의 부실화 가능성을 어떻게 최소화할 것인가 등의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박동호 CJ엔터테인먼트 사장은 “완성보험제는 소규모 투자사와 제작사에 유리한데다 보증기관이 제대로 된 심사역할을 못하면 의미가 없다”며 “영세 제작사만 완성보험을 이용할 경우 기금 부실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일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해외 선진노하우를 빨리 습득하지 못한다면 보증료 상승의 악순환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갖춘 보증기관이 예산안 심사 등을 위한 사전 평가 시스템과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있을 때 성공가능하다”고 말했다. 문화계 일각에서는 영화, 게임 등 문화상품에 보험 자체를 적용할 수 있냐는 문제제기도 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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