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네트웍스, 지멘스에 매각 배경과 전망

 우리나라 대표적인 토종 통신장비 전문 벤처기업인 다산네트웍스가 지멘스에 매각됐다. 이에 따라 다산네트웍스는 한국과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지멘스의 공급 및 판매망을 이용,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번 계약은 다산네트웍스가 지난해 9월경 지멘스로부터 매각 제의를 받은 후 독일·일본·홍콩 등을 오가며 6개월여간의 협상 끝에 이뤄졌다.

 지멘스는 다산네트웍스의 인수를 통해 그동안 취약 부분이었던 IP기반 네트워크 전송 장비 분야를 보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다산네트웍스의 제품이 인터넷 강국인 한국 시장에서 충분히 검증받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세계 시장 공략도 가능하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멘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다산네트워크의 주력 분야인 중소형 장비는 물론 향후 매년 1000만달러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대형 장비까지 개발, 네트워크 전송장비 전체에 대한 라인업을 구축할 계획이다.

 다산네트웍스의 IP기반 네트워크 전송장비 기술력과 지멘스의 브랜드 네임·영업력을 합쳐 시너지를 만들어냄으로써 한국은 물론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는 네트워크 장비업체로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따라서 다산네트웍스의 경영도 향후 3년간 남민우 사장에게 맡기고 한국과 일본에 대한 영업권도 다산이 전권을 행사하는 쪽으로 합의했다. 나머지 해외 부분은 지멘스가 수주한 프로젝트에 다산네트워크가 현재의 브랜드를 가지고 장비를 납품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향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등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다만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중국 시장의 경우는 브랜드 네임과 지리적 상황 등을 고려, 지멘스와 다산네트웍스가 공동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형태로 합의했다.

 한편 다산네트웍스는 지멘스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13개의 출자회사 중 다산네트웍스 재팬, 다산씨앤에스를 제외한 지분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모두 처분키로 했다. 이에 따라 남민우 사장은 개인 자금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해 다산네트웍스 미주법인, 베스트웨이텔레콤, 다산알앤디, 하나비즈닷컴, 이셀피아, 엔에스컨설팅, 몬타비스타소프트웨어 등의 지분을 모두 인수키로 했다.

 

 <일문일답>

 -남은 일정은.

 ▲오는 5월 14일 임시 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며 양국 정부의 허가도 남아 있다. 임시 주총을 통해 지멘스 4명, 다산네트웍스 3명 등 7명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CEO의 권한 등에 대한 정관변경 등을 하게 된다. 향후 구체적인 개발계획 등은 아직 협의중에 있다.

 -국내외 영업 및 협력 형태는.

 ▲일본과 한국 시장은 다산이 전권을 행사하게 되고,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다산이 지멘스에 제품을 수출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특허 출원 부분도 마찬가지로 진행되며, 이를 위해 이번주 지멘스 본사에서 관계자들이 방한할 예정이다.

 -경영권을 넘기게 된 이유는.

 ▲국내 영업만으로는 이익 실현이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했지만 벤처기업으로서의 한계를 실감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 첫번째 이유다. 다음은 벤처의 성공모델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싶었다.

 -향후 계획은.

 ▲우선 5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충원, 집중적인 제품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에서 모두 경쟁력을 갖춘 네트워크 장비업체로 거듭날 것이다. 올 3분기부터는 지멘스와의 시너지를 통한 매출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경영권을 보장받은 3년 기간의 성과에 따라, 연임을 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지멘스는 어떤회사?

 지멘스는 설립된 전기·전자기기 및 휴대폰단말기, 발전기기, 의료기기 등의 사업 영역을 가지고 있는 독일 기업으로 1847년 설립됐다.

 자본금 26억7200만유로, 총자산 776억500만유로의 지멘스는 지난해 매출 742억3300만유로, 매출총이익 208억8300만유로, 당기순이익 24억4500만유로를 기록했다. IT와 비IT의 사업 비율은 25대 75 정도로 구성돼 있으며 IT분야에서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지멘스는 지난 2002년 메디슨 인수 작업을 추진하기도 하는 등 한국 기업과는 인연이 많은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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