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공모가 불구 주가 하락
바이오테크 업체들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바이오테크놀로지(BT) 기업들이 불과 몇년전만 해도 기업공개(IPO)만 하면 주가가 천정부지로 올랐으나 올들어 일부 BT 기업들이 당초 예상 공모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가격에 기업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오히려 떨어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바이오테크 업체들이 데뷔 무대에서 생기를 잃고 있다’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바이오테크기술(BT)이 일반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지만 기업공개(IPO) 시장에선 냉담한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올들어 뉴욕 증시와 나스닥에 기업을 공개한 바이오테크 기업은 7개 기업, 총 9억 4890만달러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2주 동안 4개 업체가 추가로 기업공개를 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올들어 11개 업체 정도가 기업을 공개했거나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IPO 전문 투자회사인 르네상스 캐피탈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를 한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투자회수율은 고작 1.9%에 불과하다. 올해 IPO를 한 기업의 평균 투자 회수율이 9%라는 점과 비교할 때 아주 열세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바이오테크 업체들의 올해 투자 회수율은 가장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는 아이테크 파머슈티클사가 기업 공개후 55% 오른 덕을 톡톡히 보고 있는데 불과하다. 만약 아이테크마저 없었다면 BT기업들은 오히려 7% 정도 손실을 봤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업체별로 보면 암치료제 개발 업체인 엑스사이트테러피가 2주전 기업을 공개한 후 주가가 5% 떨어졌으며 성장 호로몬 업체인 테르시카도 기업공개후 주가가 4% 가량 하락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증권사들이나 투자은행 등 월스트리트의 주요 금융기관들이 초창기의 BT기업들을 IPO 시장으로 끌어들이는데 열성적인데 반해 일반 투자자들은 향후 5년동안 별로 수익성이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해야하는 위험을 감수하는데 관심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BT기업들의 이러한 수모는 최근 2년간 수치를 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것이다. 바이오테크업체들의 주가 지수인 ‘아멕스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수’는 지난 98년과 2000년 사이에 290.5% 상승한데 반해 2001년에는 8.5%, 2002년에는 41.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아직 검증받지 못한 제품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를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