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I가 칩세트 물량 부족으로 한달간 9600XT 그래픽카드에 대한 공급을 중단,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파이어·기가바이트·하이테크 등 ATI로부터 칩세트를 공급받아 그래픽카드를 제조하는 회사들은 이달 초 국내 유통사에 “ATI의 칩세트 물량 부족으로 한달간 9600XT 그래픽카드에 대한 공급을 중단한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TI 그래픽카드에서도 인기모델인 ‘라데온 9600XT’는 작년 11월 발매된 이후부터 수급 부족에 시달려왔다. 이 제품은 20만원대 중반으로 3D 성능이 우수하고 ‘하프라이프Ⅱ’ 게임을 다운받을 수 있는 시리얼키를 제공한 덕택에 인기제품으로 정착, 이번 공급중단으로 품귀현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ATI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단순히 ‘수급 부족’으로 일축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칩세트 결함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파장이 확산될 조짐이다.
실제로 기가바이트 국내 총판인 제이씨현시스템의 경우 화면에 줄이 가는 증상 때문에 AS가 연이어 들어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제이씨현은 발열량을 견디지 못해 칩이 내부로 타들어가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1주일에 5장 미만으로 들어오던 AS가 최근에는 20장으로 늘어났다”며 “9600XT의 경우 0.15미크론에서 0.13미크론으로 무리하게 공정을 낮추면서 칩에 결함이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된다”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ATI 본사에 이같은 사실을 의뢰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발열문제는 그래픽카드나 주변기기에 치명타인 만큼, 공급중단이 칩 결함 때문이라면 ATI 브랜드에도 상당한 타격을 미칠 전망이다.
‘라데온 9600XT’는 라이벌사인 엔비디아의 장벽을 무너뜨리기 위해 ATI에서도 사활을 걸고 드라이브하는 ‘전략품목’인데다, 국내에서도 시중에 나오는 제품 대부분이 소진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려 왔던 탓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9600XT’를 시작으로 엔비디아와 ATI의 자존심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사태로 엔비디의 텃밭이던 국내 시장에서 40%까지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약진을 거듭해 온 ATI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더해가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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