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신 컨버전스 기폭제로 작용할듯
올해안에 ‘K머스(KTF)’나 ‘뱅크온(LG텔레콤)’ 단말기를 소지한 이동전화 가입자가 SK텔레콤의 모바일결제 서비스인 ‘모네타’ 가맹점에서도 휴대폰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전화 3사가 지난 3년간 비용분담과 기술규격 등의 문제로 각각 구축해 온 모바일결제 인프라(가맹점 단말기)를 호환하기로 최근 전격 합의했다.
3사의 호환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최근 확산되고 있는 모바일뱅킹 서비스와 더불어 휴대폰 신용카드 결제서비스도 획기적인 대중화의 전기를 마련, 금융·통신 컨버전스(융합) 산업에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이동전화 3사가 그동안 소모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가맹점 단말기를 서로 호환하기로 합의하고 양해각서(MOUI)를 교환했다”면서 “금융·통신 컨버전스라는 신시장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3사는 이미 보급된 가맹점 단말기 40만대와 신규 단말기 34만대를 모두 호환하기로 했으며 호환비용도 분담키로 했다. 호환은 기존 보급된 가맹점 단말기의 적외선결제 모듈(일명 동글)에 상호인식 장치(1만∼2만원 상당)를 추가로 탑재하는 방식이다. SK텔레콤은 전국 모네타 가맹점에 30만대, KTF·LG텔레콤은 10만대를 각각 구축했으며, 추가 보급할 14만대와 20만대에 호환장치를 기본 탑재하기로 했다.
KTF 관계자는 “금융·통신 융합서비스 대중화를 위해 서로가 한발씩 양보했다”면서 “호환 원칙에 합의한 만큼 세부 논의를 거쳐 곧 본 계약을 체결하고, 이르면 상반기안에 일부 지역부터 호환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SK텔레콤은 국제표준 기술규격인 IrFM을 일부 변용한 기술을, KTF·LG텔레콤은 국내 업체인 하렉스인포텍의 기술과 IrFM을 접목한 규격을 각각 채택해왔으며 올해부터 은행권에 도입되는 자동화기기(CD/ATM)용 인식모듈엔 모두 호환장치를 탑재했다. 3사의 호환합의로 은행·가맹점을 중심으로 휴대폰 결제서비스는 본격적인 확산단계에 진입해 금융·통신 컨버전스 산업이 태동하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용카드 가맹점 휴대폰 결제서비스는 지난 2001년 SK텔레콤이 모네타카드, KTF가 K머스 상품을 경쟁적으로 출시해 신종 융합서비스로 주목받았으나 각사의 이해관계로 서로 다른 적외선결제(IrFM) 기술규격을 채택, 가맹점·가입자 확산에 어려움을 겪었다. 3사는 중복투자 방지와 소비자 편익향상 목소리가 커지자 한 때 호환 논의를 벌였으나 번호이동성 시차제 등 치열한 경쟁환경이 조성되자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왔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