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버 세빗 2004]차세대 IT기술 주도권 놓고 한·일전

 차세대 IT 기술 트렌드 주도권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치열한 각축전에 들어갔다.

 다음 세대 전자산업의 주요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DVD인 ‘블루레이’를 비롯해 LCD·PDP 등 디스플레이산업, 제3세대이동통신 부문서 우리나라 삼성전자·LG전자와 일본의 소니·마쓰시타(파라소닉)·NEC가 정면 대결을 벌이고 있다. 특히 내일(24일) 폐막하는 ‘세빗2004’에서는 이같은 한·일전 구도가 극명하게 드러나 전세계 IT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블루레이 리코더로 자존심 대결=차세대 DVD규격경쟁의 한 축인 블루레이 진영에서는 기술 주도권을 놓고 우리나라의 삼성·LG와 일본의 소니·마쓰시타·JVC가 대치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지성 디지털미디어총괄 사장은 “아직 블루레이 리코더 대규모 양산을 위한 투자는 이르다”고 전제하면서도 “기술 주도권 확보나 시장 선점을 위해 블루레이 리코더를 곧 출시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2분기내에 블루레이 리코더를 출시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또 소니를 의식, “소니는 블루레이와 DVD를 각각 읽기 때문에 픽업이 2개 들어간다”며 “그러나 삼성은 이를 하나로 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오는 6월까지 한국과 미국 시장에 블루레이 리코더를 출시하는 등 기술 주도권 경쟁에 가세할 예정이다.

 일본진영은 소니가 지난해 마니아층을 위한 고가의 블루레이 리코더 ‘BDZS77’를 세계 최초로 내놓고 블루레이 진영의 리더임을 과시했다. 소니의 니호 소이치로 블루레이 개발담당 어시스턴트 메니저는 “BDZS77 업그레이드가 4월에 이뤄질 것이며 두번째 모델에 대한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마쓰시타와 JVC가 세빗에서 각각 블루레이 리코더 시제품을 내놓고 기술 경쟁에 뛰어들었다.

◇디스플레이 2라운드 “돌입”= 삼성·LG와 마쓰시타전기·샤프·NEC플라즈마디스플레이·소니 등의 사이즈에 이은 양산경쟁이 흥미롭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 이어 세빗에서도 각각 80인치 PDP TV·57인치 LCD TV와 76인치 PDP TV·55인치 LCD TV를 선보인 반면 반면 마쓰시타전기·샤프·NEC플라즈마디스플레이·소니 등 일본업체들은 70인치 이상의 대형 제품보다는 40∼61인치급 주력 양산제품을 내놓았다.

 NEC플라즈마디스플레이의 오카다 마사오 대리는 “삼성과 LG가 각각 80인치와 76인치 PDP TV를 선보였는데, 양산이 가능한지는 아직 얘기할 단계가 아니다”며 “NEC의 경우 양산가능한 61인치, 50인치, 42인치 PDP TV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LG전자의 이방수 상무는 “76인치 제품은 양산 가능하지만 생각만큼 수요가 많지 않아 그 이상의 제품 개발은 당분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한·일간 디스플레이 경쟁은 수요층이 넓은 40∼50인치대 제품의 양산 경쟁 양상으로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디지털미디어 총괄)도 “올해 유럽컵·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차례로 있어 LCD TV와 PDP TV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PDP TV의 경우 42∼50인치, LCD TV의 경우 32∼40인치급 제품군에서 한·일간 2차라운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폰(3G), 유럽서 “한판”=삼성·LG와 NEC·파나소닉 대결이 ‘월드 빅매치’를 예고하고 있다. 물론 서비스 측면을 고려하면 일본이 먼저 앞서가는 상황으로 전개됐다. 이미 3년전 ‘포마’ WCDMA서비스를 제공해온 일본은 220만 가입자를 앞세워 3G폰 시장의 석권을 다짐하고 있다.

 NEC는 이달초 유럽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쓰리(3)’가 서비스하는 영국·덴마크·이탈리아 등지에 카메라가 2개 달린 WCDMA폰인 ‘e616’ 공급을 시작하고 파나소닉은 이번 세빗에 포마용 단말기 ‘P900i’와 ‘P2102V’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이에 맞서 WCDMA폰 두번째 모델인 ‘SGH-Z105’를 내놓았다. 여기에 세계 최대 사업자인 보다폰에 5월말께 단말기를 공급키로 하는 등 W-CDMA폰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LG전자 역시 W-CDMA폰인 ‘U8150’을 내놓고 유럽지역 이동통신사업자인 오렌지에 6월말부터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하노버(독일)=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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