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아침, 하나로통신 임·직원 조회 방송에선 윤창번 사장의 낮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30분여에 걸친 담화내용은 “회사가 분열돼선 안된다. 직원에도 스톡옵션 배정하겠다. 주총에선 임원분만 통과시키고, 임시주총을 열어 CEO와 직원 몫 각각 1.25%씩 부여토록 주주를 설득하겠다”는 것이었다. 직후 점심시간을 이용해 노조는 긴급 집회를 갖고 “전면철회”를 주장했으나 참석자는 100여명에 그쳤다.
하나로통신이 때아닌 스톡옵션 내홍을 겪고 있다. 1066만주 스톡옵션 발행중 577만주를 윤 사장에,나머지를 임원들에 배정한다는 주총 안건이 발단이었다. 윤 사장, 노조, 외국인 주주를 축으로 한 이 갈등은 서로 논점이 다른 데서 심각해지기 시작됐다. 윤 사장은 “CEO 1.25% 배정은 외국기업 관례(2∼3%)에 벗어나지 않고, 임원 1.25%는 우수 인력 영입위해 투자한 부분이다. 직원들도 똑같은 1.25%를 받는다면 공평하다”는 의견이다. 반면 노조는 “위임권 경쟁을 통해 회사를 위기에서 겨우 살려냈더니 CEO가 577만주나 되는 스톡옵션을 챙긴다는 게 비상식적이니 당장 전면 철회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한편 외국인 대주주의 문화를 감안하면 스톡옵션 부여를 놓고 CEO와 노조가 갈등을 빚는 것을 이해하지 못할게 뻔하다.
4억 6000만주를 주당 2800원씩 올린다(시가총액 1조 3000억원 증가)는 목표 달성에 대한 보상으로 내건 1000만 여주가 그리 많은 건 지, 적자기업의 CEO가 577만주의 스톡옵션을 받는 게 그렇게 ’비상식적’일인지 판단키 어렵다.또 스톡옵션 부여가 미국식의 목표 설정인지, 유동성 위기를 겨우 넘긴 기업의 성급한 논공행상인지도 현재로선 잘 모르겠다. 다만 하나로의 1600명 임·직원과 CEO, 외국인 주주간 의사소통에 뭔가 이상이 생겼다는 점만은 확실해 보인다. 그러니 갈등과 대립을 협상과 타협으로 풀어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투를 마치고 이제부터 전쟁을 벌여야 하는 하나로통신은 지금 이럴 때가 아니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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