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업체들 수출 `올인`

올 500억 목표…작년의 갑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보안업체 2003년 수출 실적·2004년 목표

 보안업계가 수출에 사업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예상을 밑도는 수출 실적을 올린 국내 주요 보안업체들은 올해 최소 10억원에서 많게는 50억원을 웃도는 수출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목표가 순조롭게 달성될 경우 작년 230억원 정도이던 보안 제품의 수출 실적이 올해는 당초 예상치인 36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5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일본과 중국 일변도였던 수출지역도 보안 제품의 최대 시장인 미국과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인 동남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작년을 기점으로 국내 보안 제품의 품질이 외국 유력 제품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개선됐고 하반기에 대형 수출 계약이 이뤄지면서 수출 전망을 한층 밝게 만들고 있다.

 ◇수출은 보안업계 전체의 화두=해외 시장에 힘을 쏟는 보안업체는 백신이나 네트워크 보안, 콘텐츠보안, 암호 및 인증 등 보안업계 전체를 망라한다. 3년 넘게 해외 시장에 공을 들여온 백신 업체들 올해야말로 수확의 해라고 자신한다.

 작년에 12억원의 해외 실적을 올린 안철수연구소는 올해 55억원의 목표를 세웠으며, 하우리 역시 8억2000만원에서 50억원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전략 지역은 역시 일본과 중국이며, 하우리는 미국과 남미 등 미주 지역에도 적지 않은 기대를 걸고 있다.

 네트워크보안업체들은 작년에 법인 설립이나 협력 업체 확보 등 준비 작업을 끝냈다고 보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꾀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 시장에 주목하고 있는 시큐아이닷컴은 올해 기가비트 방화벽을 중심으로 70억원의 외화를 벌어들인다는 방침이다. 어울림정보기술과 시큐어소프트는 통합보안제품을 앞세워 각각 64억원과 40억원의 목표를 세웠다. 가상사설망(VPN) 선도 업체인 퓨쳐시스템도 이에 뒤지지 않는 40억원을 해외 매출로 잡고 있으며, 인젠도 중국에서만 8억원의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 보안 업체 가운데는 작년 일본에서 25억원의 수출을 기록해 기염을 토한 실트로닉테크놀러지가 올해는 그 여세를 몰아 65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며, 마크애니도 일본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매출 20억원을 잡고 있다.

 이밖에 암호 및 인증 업체 중에서는 소프트포럼과 비씨큐어가 각각 20억원과 10억원의 수출을 예정하고 있는데 최근 전자정부 구축 붐이 일고 있는 동남아 시장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품질 향상이 해외 진출의 관건=이처럼 국내 보안업계가 수출에 집중하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 진출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분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안 제품의 내수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업체의 난립으로 수익성 악화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는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거둬야만 실적 개선이 가능하다하다는 것. 특히 향후 500억원을 넘어 1000억원대 매출이라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수출에서 매출의 50% 이상을 거둬야 한다는 판단도 ‘수출에 올인’이라는 전략을 부채질하고 있다.

 주요 보안업체들의 올해 수출 목표는 작년에 비해 5배에서 많게는 30배 이상에 달한다. 물론 작년 수출 실적이 예상과 달리 저조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한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히 해외 시장을 두드려온 성과가 올해 비로소 나올 것이라는 근거에서 나온 수치다.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사장은 “보안 시장의 경우 아직 해외에서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국내 보안업체의 기술 수준이 외국 업체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기 때문에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작년 초까지는 품질에 문제가 자주 발생해 영업망을 갖춰 놓고도 제품을 팔지 못하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나타났지만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는 게 보안 업계의 중론이다.

 김홍선 시큐어소프트 사장은 “해외에서 매출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유의 80% 이상은 품질의 문제”라며 “국내 보안업계의 해외 진출을 가로막은 품질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 역시 “작년과는 분명히 다른 양상을 보일 전망이며 그 이유는 국내 보안 업체의 제품의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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