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매장을 찾아]부산 하이마트 센텀점

 어느 정도 눈썰미 있는 사람이면 경부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동래를 거쳐 해운대 바닷바람이 느껴질 즈음,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오른쪽으로 들쑥날쑥 공사중인 수백채의 빌딩들에 싫증을 느껴 고개를 반대로 돌리면 상대적으로 고만고만한 크기에 나란히 늘어선 세 개의 전자제품 매장들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매장건물들은 여간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모를 정도로 크기와 형태가 유사하다. 외부에 걸린 플래카드가 아니면 구별이 힘들 정도다. 한편으로는 이채로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차가 지나가는 한적한 벌판에 웬 전자제품 매장들이 세개씩이나?’라는 의문이 생긴다.

 이 가운데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점포가 바로 하이마트 센텀점이다. 정영식 지점장(47)은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동래를 거쳐 해운대 신도시에 이르는 이 구간은 향후 부산 유통의 최대 시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실제 그의 설명은 매장과 마주한 센텀시티에서 가시화돼 가고 있다.

 센텀시티는 옛 수영비행장 터에 조성된 첨단정보·지식산업단지. 면적 35만평에 지하철 센텀시티역이 있고 광안대로·경부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된다. 부산 최대 전시장인 벡스코(BEXCO) 외에도 홈플러스가 이미 영업에 들어갔고 롯데백화점도 조만간 문을 연다. 미국계 업체인 EDZ가 1만평규모의 서구식 쇼핑몰 센텀파빌리온을 건립키로 했고 호텔을 비롯해 각종 방송국 영상센터가 들어선다. 주변에 해운대 신도시가 버티고 있고 중심지인 동래와도 가깝다. 특히 바다와 인접해 조망권이 뛰어나 부산 최대·최고 아파트들이 속속 세워질 예정이다. 한마디로 부산의 중심가로 부상할 채비가 갖춰졌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그림이 그려지려면 최소한 4∼5년은 지나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산의 경기 불황이 심각해 부산 전자유통 부문에서 중장기를 바라본 투자는 모험으로까지 여겨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전자유통 업체들이 쉽사리 투자를 결정하지 못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

 이렇듯 모든 상황이 별로 좋지 않지만 정지점장은 “하이마트 센텀점의 설립이 옳바른 방향을 잡았다”며 “이는 실적이 증명하고 있다”고 밝게 말한다. 지난해 7월 개점 이후 지점이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하이마트가 문을 연 이후 바로 옆쪽에 경쟁 S사와 L사가 10월들어 이틀 사이로 매장을 열었다는 점도 센텀점의 판단이 옳았다는 점을 입증한다.

 현재 전자유통 3사가 나란히 앉아 경쟁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 지점장은 “소비자들에게 이 지역 상권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가는 단계”라며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에게 발전을 위한 자극제가 된다”며 웃는다. 그는 “초창기 과열경쟁 단계는 넘어섰다”면서도 “다만 매출만은 경쟁 매장에 비해 단연코 앞서 간다”고 강조한다.

 이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하이마트는 ‘원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정 지점장의 설명이다. 자사 제품만을 판매하는 경쟁사와 달리 소비자들의 다양한 구매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하이마트 센텀점이 소비자들에 대한 친절 등 차별화된 분위기로 경쟁 점포를 압도하고 있다고 밝힌다. 실제 센텀점 2층에 있는 고객들을 위한 쉼터는 아늑함에 있어 거의 웬만한 고급 아파트의 인테리어를 능가한다. 사소해 보이는 것이지만 고객들을 위한 것이라면 놓치고 싶지 않다는 꼼꼼함이 느껴진다.

 이어지는 “지점의 이익을 극대화해나가는 방안을 항상 찾고 있다”는 정 지점장의 말 속에서 하이마트 센텀점의 미래를 어렵잖게 읽힌다.

 <부산=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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