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기금 유용 적발땐 `사정 태풍`
최근 정부의 사정 칼날이 갈수록 날카로워 지고 있는 가운데 대덕연구단지 출연연구기관들이 올해 들어 감사원 등의 고강도 감사가 줄을 잇자 향후의 감사결과와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16일 과학기술계 및 출연연에 따르면 정보통신연구진흥원(IITA)을 필두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 한국과학재단 등이 감사를 받고 있으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최근 감사를 종료했다.
◇정보화기금 사정 뇌관(?)=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지난 달 초 국회의 요청에 따라 2조원에 달하는 정보화촉진기금 운용에 관한 감사에 돌입한 이후 세 번에 걸쳐 일정을 연기하면서까지 세밀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감사기간 연장은 전례 없던 일로 정부의 정보화촉진기금에 대한 강력한 사정 의지가 읽히는 대목으로 이해되고 있어 사업을 수행한 업계 및 관계자들이 자칫 사정 태풍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번 감사에서는 IITA의 출연 사업중 기업체 지원에 관한 과제 평가부터 기술료까지 전반적인 집행과정에 초점을 맞추다 선도기반기술사업으로 확대됐다. 자연히 정보화촉진기금 관련 사업을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는 ETRI와 인력양성과 관련있는 ICU로 불똥이 튄 상황이다.
◇정통부 사업도 도마 위에=감사원은 최근 정통부가 한국전산원을 통해 수행하고 있는 지식정보자원관리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지난 주 마무리했다.
감사팀은 사업을 수행한 한국전산원과 KISTI·ETRI를 대상으로 지식정보자원관리 사업의 과제 선정과정 등을 점검, 조만간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감사에서는 사업을 추진해 왔던 문화관광부 등 여러 정부 부처가 얽히고 설켜있어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데다 올해부터 사업 수행 기관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어서 예상외의 많은 지적사항이 나올 가능성도 부인하기 어렵다.
◇기타 정기감사 병행=지난 15일부터 과학기술부 산하 기관인 한국과학재단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과학재단 감사는 매년 실시하는 정례적인 것으로 경영과 연구지원 등 전반적인 사업에 대한 감사가 진행중이다.
또 항공우주연구원은 오는 4월 우주중장기개발계획 등 사업과 관련한 정기감사가 예정되어 있다.
이외에 지난 달 생명공학연구원이 회계감사를 받았다.
출연연 관계자는 “지난 해 말 일부 출연연이 체육행사에서 정부기관 고위직 공무원에게 돈봉투를 건네다 적발된데다 일부에서는 정부에서 정한 식사 접대 가이드라인을 어긴 연구원이 사정기관에 걸렸다는 소문까지 돈 적이 있다”며 “사정 칼날의 서막이 오르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