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사재기 배경과 전망

 최근 사재기가 발생하고 있는 메모리시장 동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는 메모리 유통업계와 세트업체들의 사재기 및 선구매 현상은 향후 품귀현상이 지속돼 반도체 가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업계의 판단이 그 배경이다. 반도체업체들이 3월 전반기 고정거래가격 인상에 성공했고 PC교체 주기와 기타 디지털제품의 수요까지 증가되고 있다는 점은 본격적인 회복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 가운데는 이번 반도체 품귀현상이 일시적일 수도 있다며 메모리시장 반전에는 여전히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잇따른 가격상승=아이서플라이 김남형 애널리스트는 “256Mb급 DDR D램의 경우 현재 OEM공급가는 개당 32∼34달러, 현물시장가격은 37∼39달러 수준이지만 머지않아 현물시장과 OEM가격 모두 개당 4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한주동안 현물시장에서 DDR D램의 가격은 2%나 올랐다.

 국내 메모리시장도 지난 3년간 가격하락이 지속됐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서는 가격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말에 비해서도 256M D램의 경우 6달러(15%) 이상 인상됐다”며 “이런 추세라면 이달 말까지 1∼2달러 가량 추가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사재기 현황과 배경=PC업체들은 물론 유통업계에서도 사재기 바람이 일고 있으며 이같은 현상은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남형 애널리스트는 “최근 PC제조업체들이 가격 상승에 대비해 DDR D램을 미리 사재기하는 한편, 반도체 현물시장에선 유통업자들이 DDR D램보다 상대적으로 더 저렴한 SD램 재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리점업계 한 관계자는 “PC OEM사들이 메모리업체로부터 구매량을 늘리고 있는데도 시장을 통해 추가로 메모리를 구입해가는 사례까지 있다”며 “최근 유통업체들사이에도 다양한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해 미리 물량을 확보하기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이 3년 만에 나타난 반도체 경기의 급속한 회복세, 5년 만에 도래한 PC교체 주기 등이 맞물리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 측면에서도 삼성전자를 제외한 모든 D램 업체들이 회로선폭을 0.13㎛(미크론)에서 0.11㎛으로 공정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기술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주요 반도체업체들이 플래시메모리로 라인을 할당하면서 D램 생산을 줄인 것도 이 같은 전망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회복 신호탄인가 일시적 현상인가=이번 사재기는 최소한 6월까지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데에는 대부분 의견이 일치한다.

 인피니언 관계자는 “D램 가격이 안정선을 유지하면서 4월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달 말 고정거래가격도 5∼7% 정도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 배경으로 아시아의 올해 경우 4∼7월에 대선 및 총선이 집중적으로 물려있고 미국·영국·독일의 대선도 겹쳐있어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분위기와 전자투표 관련된 PC수요 등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이 관계자는 꼽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3월 전반기 세트업체들과 D램업체간 거래가격이 전반적으로 3∼10%까지 높아진데다가 최근 현물거래가격이 고정거래가격을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 현상’까지 지속되고 있어 최소한 3월 후반기와 4월 전반기 고정거래가격은 상향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나 6∼7월 비수기가 상승세 지속여부의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IDC 김수겸 이사는 “일부 유통 물량 확보를 서두르는 현상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사재기가 확산될 것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계절적인 수요에 따라 6∼7월 비수기에 가면 하락할 가능성도 커 유통 및 세트업체가 계속 무리한 물량 확보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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