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게임, 산업으로 자리 잡는다

"여럿이 즐기는 건전한 오락물"

 “보드게임을 우습게 보지 마라.”

 80년대 ‘부루마블’의 전설이 담겨있는 보드게임이 최근 선풍적 인기를 불러모으며 본격적인 산업화의 전기를 맞고 있다.

 온라인·PC·아케이드게임들이 대부문 폭력적 스토리에 혼자 몰입하는 성격을 지닌 것이라면, 보드게임은 여럿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오락물의 장점을 갖고 있어 사회적 긍정성까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온라인 게임업체들이 보드게임 관련 포털을 개설하거나, 보드게임 소재의 온라인게임 개발을 추진하는 등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연계 보드게임시대가 성큼 다가서고 있다.

 ◇게임업체들 ‘보드족’을 잡아라=온라인게임업체 넥슨(대표 서원일)은 최근 조직개편에서 보드게임을 전담하는 보드사업팀을 따로 편성,사업강화에 본격 나섰다. 자체 운영하고 있는 보드게임 포털 ‘루비콘(http://lubicon.nexon.com)’에 이어 보드게임시장 공략 의지를 더욱 구체화한 것이다.

 보드사업팀 마국성팀장은 “이전에는 보드카페 중심의 사업용 구매가 주류였지만, 지금은 개인 이용자들로 소매구입층이 월 100%이상씩 급증하는 등 보드게임 구매패턴이 급변하고 있다”며 “온라인 판매 강화뿐 아니라 기존 게임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우엔터테인먼트(대표 강한영)는 이미 미국·일본 등지에서 큰 인기를 모은 카드형 보드게임 ‘TCG’를 온라인으로 이식하는 새로운 시도로 보드게임 경쟁에 뛰어들었다. 보드게임포털 ‘TCG온닷컴(http://www.tcgon.com)’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온·오프라인 연계 게임서비스를 추진하고 나선 것. 국내 첫 시도되는 이 방식은 오프라인에서 구매한 TCG 카드의 고유번호를 온라인에서 입력하면, 오프라인 카드게임과 똑같이 온라인에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프렌차이즈·쇼핑몰사업도 확대 일로= 보드게임 프렌차이즈업체 쥬만지(공동대표 정태희·신성은)는 현재 전국에 30개 체인점을 확보, 탄탄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선 전국의 보드게임카페수를 500개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보드게임 저변을 가늠케하듯 체인점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쥬만지는 특화된 프렌차이즈사업을 바탕으로 국산 보드게임 개발도 적극 추진중이다. 지난해 ‘쓰레기통’ ‘타’ 등 순수개발 게임을 내놓은데 이어 올해도 3∼4종의 국산게임을 더 발표할 예정이다. 정태희 사장은 “자체 개발한 게임을 웹이나 모바일 등 다른 게임플랫폼으로 연계해서 소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확대 의욕을 내비쳤다.

보드게임쇼핑몰업체인 보드게임방 최만현 사장은 “지난해 10여개에 불과했던 보드게임 전문쇼핑몰이 현재 교구업체 등까지 가세, 25개 정도로 늘어나면서 경쟁수위를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실정에 맞는 게임화 필요= 외산 일색의 보드게임을 ‘한국화’ 해야한다는 요구가 높다. 라이센싱에 의한 수입·공급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자체적인 산업화가 미약할 수 밖에 없다. ‘카탄’, ‘할리갈리’ ‘어콰이어’ 등 빅히트 보드게임이 갖고 있는 오락성과 스토리, 진행방식, 아이디어 등을 한국이 가지고 있는 최고의 게임 개발력과 접목시키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게임업계 한 전문가는 “해외에서 성공했다는 것만으로 국내에서 빛을 볼 보드게임수는 지극히 제한적”이라며 “우리 게임환경에 맞는 변화 노력이 있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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