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SW산업 육성책 우리정부만 모르쇠?

기술 종속 탈피 위해 중-일 전략산업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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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눅스를 포함한 공개SW산업을 육성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 공개SW산업을 육성키 위해 세계 각 국의 정부가 앞다퉈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리눅스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크게 부족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공동으로 공개SW포럼을 결성, 세계 공개SW산업을 주도해간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일본과 중국이 공개SW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설정하고 대규모의 자금지원은 물론 구체적인 육성정책을 시행, 현재 우리나라가 확보하고 있는 아태 지역 공개SW의 주도권 마저 상실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왜 정부가 앞장서나=세계 각국이 공개SW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IT 산업의 핵심인 SW가 미국의 지배에 놓여 있기 때문. 데스크톱 컴퓨터 OS 시장의 94%를 차지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오라클 등 미국 기업의 상용 SW 제품이 세계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특정업체의 상용 SW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경우 독점 구도에 따른 필요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기술적인 종속도 피할수 없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국가 안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개연성도 있다.

 리눅스로 대표되는 공개소프트웨어는 일반적인 상용 SW와 달리 소스코드가 공개돼 있다. 사용자들은 공개된 소스코드를 자유롭게 이용해 더 나은 기술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로열티나 기술 사용료 등의 부담이 없기 때문에 SW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전세계 SW 산업과 기술을 독점하고 있는 미국의 지배에서 벗어 날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앞서간다=지난해 중국정부가 리눅스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업에 지원한 금액은 총 100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신식사업부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100억원을 훨씬 뛰어넘는 1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리눅스 개발사업에 투입할 것으로 현지의 소식통들은 전한다.

 지난해 중국신식사업부는 상하이와 베이징의 업체들을 대상으로 리눅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개발지원사업을 벌여 5만개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올해 중국은 학교나 기업체를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 개발 사업을 지원키로 하고 홍기리눅스와 CPU제조업체인 컬쳐컴을 베이징과 상하이·홍콩지역의 지원을 담당하는 중심업체로 선정했다. 장기적으로 중앙정부 차원에서 공공 부문 SW 가운데 50%를 중국산 리눅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까지 인프라를 공개SW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해 19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올해 일본은 표준컴퓨팅환경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를 다시 시작했다.

 일본은 지난해 정부 인프라를 리눅스로 교체하는 작업에 100억원의 자금을 투여했으며 올해도 표준컴퓨팅 환경개발에 1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외산 SW에 대한 공공기관의 로열티 지급액이 6000억원에 달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에 상응하는 금액을 2006년까지 단계적으로 리눅스 산업 육성에 투입할 계획이다.

 ◇취약한 우리나라의 지원책=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리눅스시장활성화를 위한 정책으로는 임베디드리눅스솔루션개발·표준컴퓨팅환경개발·공개SW기반오피스구현·공개SW사용자기술지원 등 소규모 사업이 전부다.

 자금지원 또한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크게 열악하다.부족하다. 국내에서 추진되는 임베디드리눅스솔루션개발은 정통부로부터 3년간 100억원의 자금을 받는다. 또 표준컴퓨팅환경개발의 지원자금은 15억원으로, 이 같은 금액을 모두 합해도 연간 50억원을 크게 밑돈다.

 ◇대책은=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국·일본과의 격차를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심화될 경우 한국의 SW 산업은 미국 중심의 상용 SW와 일본 중국 등지의 리눅스 SW에 갇혀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처지에 이를 것이란 지적이다.

 고현진 한국SW진흥원장은“이미 중국과 일본의 경우 리눅스가 각국의 SW 산업에서 5∼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매년 대규모 자금을 리눅스 산업 육성에 쏟아 붓고 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리눅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이며 이 격차를 따라 잡기 위해서는 정부가 획기적인 육성 정책을 마련해 강도 높게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리눅스 업계는 최대수요처인 정부기관의 낮은 관심을 지적하고 있다. 정수영 와우리눅스 사장은 “공공기관부터 리눅스를 도입해 시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리눅스를 사용하는데 대한 불안감을 버려야 한다”며 “전자정부와 같은 큰 프로젝트에 리눅스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정부지원규모를 연간 최소 100억원 이상으로 늘리고 현재의 간접지원방식에서 벗어나 개발업체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시급한 과제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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