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DVI 단자 장착 모니터에 TV관세 부과
유럽연합(EU)이 최근 디지털 비디오 인터페이스(DVI) 단자가 장착된 모니터에 대해 TV 관세율(14%)을 부과키로 결정, 국내기업들이 시장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게 됐다.
특히 내달초로 예정된 EU 위원회의 최종판결에서도 변화가 없을 경우, 현지 생산체제를 갖춘 국내기업들이 대만 등으로부터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방식으로 공급받는 HP, IBM, 델 등 기존 지배적사업자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앞설 것으로 보여 시장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모니터는 협정에 따라 관세율 0%이지만 TV는 14%의 관세가 부과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이달부터 DVI단자를 내장한 LCD 및 PDP모니터를 TV로 간주해 14%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이미 지난달 말부터 네덜란드 세관은 DVI단자를 장착한 IBM과 대만 라이트온의 모니터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역내에 공장을 운영중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이미지퀘스트 등 국내 업체들은 현지생산을 확대할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며 느긋한 입장이다. 특히 미국 IT 업체들이 대만의 OEM 거래선을 국내 유럽현지공장으로 이전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현재 유럽 모니터 시장은 델이나 HP·IBM 등 미국 IT업체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20%대의 점유율로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영국 윈야드 공장을 철수하지만 5월부터는 유럽연합에 편입되는 슬로바키아 공장을, LG전자는 웨일스에 모니터 공장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반면 유럽내 공장없이 대만 업체들로부터 OEM으로 모니터를 조달중인 델이나 HP, IBM 등은 큰 타격을 받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들은 유럽 지역에 공장을 신설하더라도 최소 6개월에서 1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때문에 델이나 HP, IBM은 EU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이의신청을 한 상태이나 번복될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DVI단자 장착 모니터에 14%의 관세를 매기면 제품 가격이 올라가므로 역내 생산기지를 확보하지 못한 업체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그러나 IT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델이나 HP, IBM 등이 이의신청을 해놓은 상태여서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DVI(Digital Video Interface)’란 PC나 디지털 셋톱박스, DVD플레이어 등에서 출력되는 디지털영상신호를 받아들이는 단자로 현재 시판되고 있는 대부분 LCD 및 PDP 모니터에 장착돼 있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