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밴 리베이트 관행 `위험수위`

얼체들간 시장선점 과열경쟁 악용

 카드VAN업체의 대형 가맹점에 대한 ‘제살 깎아먹기’식 리베이트 관행이 카드밴업계를 공멸 위기로까지 몰아넣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밴사들이 대형 가맹점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가운데 카드사로부터 받는 수수료의 일부를 가맹점에 제공하는 리베이트 관행이 확산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카드밴업체들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부 대형가맹점이 이러한 카드밴업체의 과열경쟁을 악용, 건당 수수료(80원)의 70%를 리베이트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처럼 카드밴업체의 과열경쟁에 따른 부작용이 위험수위를 넘어서자 업계 내부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리베이트 최대 70%=최근 대형 할인마트·쇼핑몰·백화점 등 대규모 단말기 수요업체들은 가맹점 계약시 장기계약을 미끼로 리베이트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단말기와 시스템 구축 비용을 밴업체가 대는 것은 물론 카드사에 받는 밴수수료의 50%를 되돌려 줄 것을 요구하는 대형 가맹점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모 할인 양판점은 수수료의 70%를 요구해 한 밴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국신용카드결제의 한 관계자는 “리베이트액 증가로 인해 건당 수수료가 20원 이하로 떨어지면 밴업체들은 영업이익을 낼 수 없다”며 “밴업체의 출혈경쟁이 도를 넘어섰다”고 말했다.

 ◇울며 겨자먹기=이러한 리베이트 비율 상승은 밴업체들의 과열경쟁과 카드사 경영난이 원인이다. 최근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수수료 인하압박이 거세지고 있고 무려 11개 밴사가 과당경쟁을 펼치다보니 출혈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대형 가맹점들이 이런 점을 악용, 경쟁 밴사의 리베이트 비율을 공개하며 출혈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이 낮은 업체들이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앞다퉈 리베이트 경쟁에 나서다보니 선발 업체들도 대형 가맹점이 리베이트를 요구할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수용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은 없나=지난해말 11개 카드밴사들은 밴협의회를 구성하고 경품제공이나 리베이트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자정을 결의했으나 위반시에도 제재 수단이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시장 진입장벽을 높여 업체의 난립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으나 법률상 카드밴사업은 신고만 하면 누구나 사업을 할 수 있는 자유업종으로 분류돼 걸림돌이 많은 게 현실이다.

 한 밴업체 관계자는 “업체가 스스로 과열경쟁을 자제하고 M&A를 통한 대형화로 업계를 구조조정하고 간접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밝혔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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