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열린 한국MS 신임 사장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손영진 사장은 평소와 다른 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유닉스 시장을 공략해 매출 4000억원을 달성하겠다”라며 구체적인 수치를 밝힌 것은 다국적 기업의 신임 사장으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기도 했다.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내심 2∼3년 내에는 이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4000억원 매출을 위해 손 사장은 ‘큰 도박(Big Betting)’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신임 사장의 각오는 최근 2년간의 침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김재민 사장이나 고현진 사장은 한국MS의 고속 성장을 이끌었다. 98년 500억원 정도였던 한국MS의 매출은 2000년 1000억원, 2002년 2000억원 등 2년 터울로 2배씩 성장했다. 그러나 2002년 이후 2년 동안은 이러한 추세가 한풀 꺾이며 10% 안팎의 성장에 그쳤다. 손 사장 역시 매출 확대의 견인차를 자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MS의 매출이 제자리걸음을 한 기간은 닷넷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며 PC 시장의 장악력을 기업 시장으로 확대하고자 했던 시기와 일치한다. 결국 한국MS가 고속 성장을 할 수 있는지의 열쇠는 기업 시장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판에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은 채 4000억원이라는 목표만을 강조하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IT업계의 고질병인 소위 밀어내기 등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면 매출 확대는 단기간에 가능하다. 이는 손 사장이 말한 큰 도박과도 거리가 멀다.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한국MS는 매출 확대는 물론 국내 IT 기술이나 산업의 발전이라는 명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한국MS는 자사 제품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이를 통해 고객의 IT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그 구체적인 방법론은 그 누구도 아닌 한국MS가 내놓아야 한다. 그 중심에는 손영진 사장이 서 있다. 결국 손 사장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구체적이고 올바른 한국MS 성장 로드맵의 제시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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