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디지털 빈곤` 골 깊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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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정통부가 발표한 ‘2003년 정보취약계층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취약계층의 컴퓨터·인터넷 이용률은 높아졌으나 전체 국민과의 격차는 오히려 더 커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존 정책에 대한 보완이나 강도높은 새 지원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특히 취약계층 중에서도 정보접근 및 이용에 있어 이중 장애를 겪고있는 고연령·저소득·저학력 집단의 정보화 수준이 현저히 낮아 해소방안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정통부는 올해 총 541억원을 투입, 소외 계층에 대한 정보접근 기회 제공보다 실질적인 정보 활용을 통한 정보기회(Digital Opportunity)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정보격차 해소 사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정보취약계층 대 일반인 격차 커져=이번 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9월까지 장애인, 50대 이상 장노년층,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총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지난해 9월 기준 전체 국민의 컴퓨터 이용률은 66.7%인데 비해 장애인은 29.2%, 장노년층 16.3%, 기초생활보장수급층 32.8%로 집계됐다. 인터넷 이용률도 장애인 27.6%, 장노년층 14.0%, 기초생활보장수급층 31.7%로 전체 국민 이용률 65.5%에 크게 못 미쳤다.

 특히 2002년에 비해서는 지난해 장애인 및 장노년층의 컴퓨터·인터넷 이용률은 모두 증가했으나 일반 국민과 이들 계층간 이용률 격차는 오히려 커졌다. 또 고연령·저소득·저학력 장애인 등 하나 이상의 장애를 갖는 집단과 일반 국민간 인터넷 이용률 격차는 최고 61.7% 포인트까지 벌어져 이중 정보격차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인터넷 이용 용도 인지여부’와 ‘인터넷 이용의향 여부’를 기준으로 소외계층을 세분화 한 결과 인터넷 이용 용도를 모르고 향후 이용의향도 없는 정보화소외집단의 규모도 650만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정보격차연구센터 최두진 센터장은 “일반인들의 정보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상대적으로 소외계층과의 격차는 더 벌어진다”며 “1인 독거가구 등의 정보화 수준이 크게 낮은 것 등도 주목해야 할 결과”라고 지적했다.

 ◇소외계층 정보기회 확대=올해 정통부는 그동안 실시해온 양적인 정보 기회 확대 정책에서 선회, 저소득층 및 소외계층이 생산적으로 정보 기기를 활용하고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보격차 해소 방안 추진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정통부는 지난 2000년부터 전국적으로 설치, 운영해 온 정보접근센터 기능을 확대해 도시 저소득층 밀집 지역에 정보화교육, 청소년 공부방, 취업 상담 등 복합 기능을 갖춘 다기능 정보이용센터 30개를 설치하기로 했다. 또 정보접근 기술 개발을 위해 정보접근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교통·편의시설 정보 등 장애인, 노인 등이 실생활에서 활용 가능한 10개 분야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 제공할 계획이다.

 정보화기반과 김준호 과장은 “올해 정보격차 해소사업은 장애인·노인에 대한 정보화 교육, 기기보급, 콘텐츠 제공, 관련 기술 개발 등 총체적인 정보접근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며 “정보화 소외 계층이 실제로 PC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