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64비트 시장 참여 선언 `눈길`

  “인텔, 과연 64비트 시장에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17일 개막된 샌프란시스코 춘계 인텔개발자포럼(IDF)에 찾아온 전세계 IT관계자들 사이에서 인텔의 64비트 전략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날 크레이그 배럿 인텔 CEO는 IDF기조 연설을 통해 기존 32비트 기반의 ‘제온’ 펜티엄 4칩이 64비트 겸용으로 성능이 향상될 것이며 특히 노코나(Nocona)로 명명된 제온 계열의 64비트 서버용 프로세서는 오는 2분기 서둘러 양산 체제에 들어간다고 선언했다. 이는 세계 PC시장의 80%를 석권해온 인텔 x86계열 프로세서 제품군이 32비트 컴퓨팅 전용에서 향후 32·64비트 겸용으로 바뀌는 전략 변경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인텔은 자신들이 석권한 PC와 저가형 서버 시장은 기존 32비트 환경이면 충분하다며 64비트 기술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느긋한 입장이었다. 대신 인텔은 64비트 전용 아이태니엄칩으로 하이엔드 서버 시장만 공략하는 차별화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아이태니엄은 32비트 프로그램을 돌리지 못하고 가격이 비싼 탓에 지난해 등장한 AMD의 32·64비트 겸용 옵테론칩에 점차 밀리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라이벌 AMD가 앞선 64비트 기술을 내세워 맹추격을 벌임에 따라 인텔 경영진은 기존 64비트 아이태니엄 시장의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32비트 x86 프로세서를 64비트로 바꾸기로 결정한 것으로 분석한다.

 결국 천하의 인텔이 한 수 아래로 간주해온 AMD가 이미 지난해 선점해둔 32·64비트 겸용 프로세서 시장에 뒤따라 들어가는 모양새가 됐다.

 이를 의식한듯 크레이그 배럿 사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인텔은 시장변화와 고객요구에 대응할 기술력과 유연성을 갖고 있다”면서 “우리는 고객들에게 32∼64비트까지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인텔의 64비트 전략에 대해 IT업계는 신규 수요 창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는 64비트 컴퓨팅을 지원하는 ‘윈도XP 64비트 에디션’과 ‘64비트 윈도서버 2003’ 을 하반기 안에 출시하겠다며 인텔측을 거들고 나섰다. HP, 델 등 서버업체들도 64비트 x86 프로세서의 출현이 제품 선택의 폭을 넓힐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반면 AMD는 인텔의 64비트 제품 공개에 맞춰 옵테론칩의 가격 인하를 발표하는 등 64비트 시장에 먼저 뛰어든 이점을 살려 선두 유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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