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남미 수출확대에 나서자

 5년 넘게 끌어온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우여곡절 끝에 16일 국회를 통과했다. 국회는 지난해 7월 제출된 FTA 비준 동의안 처리를 세 차례나 무산시켰다가 이번에 비준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우리 나라는 글로벌시대의 경제 개방이라는 새로운 계기를 맞게 됐다. 이에 따라 한·일간은 물론 기타 국가들과의 FTA 체결에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FTA 동의안 처리가 지연됨에 따라 한국산 상품이 무관세 혜택을 누리는 경쟁국 상품에 밀려나 IT업계나 경제계에서는 하루빨리 국회가 동의안을 처리해 달라는 요구가 강력했다. 반면 농민단체 등에서는 비준안 통과를 반대해 왔고 그 과정에서 충돌도 있었다. 그러나 세계 무역의 70% 이상이 FTA에 의해 이루어지고, 이에 따라 대륙과 국가 간 거대한 경제 블록이 생겨나면서 FTA회원국과 비회원국에 대한 교역조건이 차별 적용되고 있음은 감안할 때 비준안 처리는 우리가 넘어야 할 과정이다. FTA를 27건이나 맺고 있는 칠레와 달리, 지금껏 단 한 건의 FTA도 체결하지 못한 우리 나라는 수출시장에서 상대적인 차별 대우로 많은 피해를 받아왔기 때문이다.

국가 간 FTA 비준은 국가의 대외신인도와 직결되어 한 나라의 경제 전반에 결정적 타격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다. 국내 시장도 대외적으로 상당히 개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FTA 비준 지연으로 폐쇄적인 국가로 낙인찍힐 위험한 상황으로까지 몰릴 수 도 있다. 만약 이번에 FTA 비준이 통과되지 못했다면 국제사회에서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 여러 차례 무산된 한·칠레 FTA 비준을 지켜보던 국제신용평가 기관인 무디스를 포함, 외국의 통상전문가들이 한국이 과연 새로운 국제 무역질서에 동참할 의지가 있는 나라인지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냈던 것도 FTA와 국가 신인도가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비록 7개월 가량 늦기는 했지만 한·칠레 FTA 비준이 통과됨으로써 칠레 시장에서 한국산 하이테크 제품들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FTA 지연으로 한국산 자동차와 컬러TV 등 대 칠레 수출 차질액은 작년 한 해만 265억원에 달했다. 칠레에 우위를 지키고 있는 휴대전화와 컬러TV, 전자레인지 등 한국산 가전제품의 점유율이 최근 1년 새 적게는 3.9%에서 많게는 13%까지 줄어들었다고 한다. 더구나 미국과 멕시코의 FTA 발효로 이 지역에 대한 수출도 큰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농민들의 절박한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나 이는 정부가 특단의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농업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하지만 세계 무역의 새로운 흐름을 우리만 거스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이번에 이어 다른 나라와 FTA를 체결해야 할 것이다. 세계 12위의 경제 대국이 자유무역의 대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은 고립을 자초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무역의존도는 73% 정도다. 부존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우리가 경제적으로 일어선 것은 수출 덕분임은 누구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칠레 FTA 비준 국회 통과를 계기로,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일본과 싱가포르와의 FTA 협상에서는 철저한 사전 준비로 대립과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FTA 비준안 통과가 개방화시대의 물길을 열어 공산품 부문의 수출확대로 경제적 실익을 얻게 될 수 있도록 기업들은 전략적 대책을 수립하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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