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유럽 반도체업계, 디지털가전으로 일본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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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업체들이 ‘디지털 가전의 메카’인 일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파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필립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페어차일드, 자이링스 등 미국과 유럽의 주요 반도체 업체들은 최근 일본 시장이 급신장 추세에 있다고 보고 기술 부문의 인력 증강 및 전문 사업부 신설을 추진하고 현지 판매 대리점과의 유기적인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휴를 강화하는 등 일본 디지털 가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들 업체의 일본 법인들이 이미 지난해 디지털 가전 부문에서 높은 매출 신장률을 올린 데다 올해도 일본이 디지털 가전의 신제품 개발 및 신시장 개척에서 세계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TI 등 대다수 업체의 일본 법인들은 지난해 디지털 가전 부문의 매출 신장률이 전체 사업 부문의 평균을 크게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디지털 가전 시장 공략에 가장 발빠르게 나서고 있는 TI는 기술 지원 및 제품 개발을 목적으로 2년전 일본 법인 산하에 사내 컴퍼니인 ‘디지털 컨슈머 일렉트로닉스 솔류션(DCES)’을 설립한데 이어 기술 인력을 조만간 증원해 일본 현지 개발 능력을 제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 매출이 전년대비 10% 정도 증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일본에서 통신과 산업 기기용 제품에 주력해 온 자이링스는 디지털 가전을 일본 법인의 올해 중점 사업으로 정하고 최근 디지털가전 전담 사업부인 ‘디지털 민생기기 오토모티브 총괄본부’를 설립했다.우선 올해는 독자 제품 보다는 현지 수요업체의 주문에 대응하는 디자인 인(설계 수주)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아날로그 디바이시스(ADI)사도 올해를 매출 급신장의 호기로 보고 일본 법인의 기술 센터를 확대 강화하고 판매 대리점과의 협력 확대를 위해 관련 인력도 증원할 계획이다.지난해 일본 법인의 매출은 ADI 전체의 20%에 이르고 아시아 지역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있다.

내셔널세미컨덕터는 PDP와 LCD 등 벽걸이TV용 LVDS, 타이밍컨트롤러, 고내압파워IC 등 고품질의 아날로그 제품에 주력할 방침이다.이를 위해 이미 지난해 관련 사업부를 신설했고 현재 디자인 센터의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부터 12월까지 일본 법인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해 전체 신장률 12%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필립스는 일본 법인의 반도체 부문을 통해 미디어 프로세서 ‘넥스페리어’를 중심으로 DVD 리코더와 디지털TV용 솔루션을 제공해 일본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DVD 리코더에서 필립스의 시장 점유율은 현재 70% 수준이다. 이미 이 회사는 일본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말 마케팅 등 관련 조직을 정비했다.

가전 부문이 전체 매출의 20% 차지하고 있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는 DVD, 디지털TV, 셋톱박스 등에 주력할 방침이며 기술 지원 증강을 위해 최근 애플리케이션센터, 소프트웨어 개발부 등의 인력을 확충했다.

이밖에 전원용 반도체가 주력인 페어차일드세미컨덕터는 디지털가전에서도 전원제어 IC에 주력할 방침이고, 인텔은 디지털카메라, 카메라 부착 휴대전화 분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명승욱기자swmay@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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