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BM 사장 교체 배경 및 전망

지사 관리·통제 강화 `포석`

 지난해 IT업계를 강타했던 한국IBM 및 LGIBM 납품 비리 사건은 결국 ‘국내 IT 기업의 최장수 사장‘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신재철 사장의 낙마와 외국인 지사장 체제로 전환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귀결됐다.

 업계에서는 IBM 본사의 이번 조치에 대해서도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무려 한국 시장 진출 37년을 맞는 한국IBM의 대표, 그것도 한국인 사장 체제로 바뀐 지 10여 년이 넘은 지금에서 다시 90년 초반으로 회귀됐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함께 내고 있다.

 외국인 지사장 부임은 우선 한국 지사에 대한 관리·통제가 더욱 엄격해 질 것이란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미 본사가 파견한 법률팀에서 수 개월 전 수주된 프로젝트나 현재 수주된 프로젝트에 대해 수익성과 타당성에 대해 재검토하는 별도의 조치가 행해지고 있지만, 향후 한국IBM의 지사 운영과 관리에서 이 같은 강도는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는 본사가 지사 내 커뮤니케이션이 당분간 어려움을 겪게 되더라도 본사 차원까지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 지사 운영에 본사의 원칙적인 ‘룰‘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판단에는 지금 당장 신 사장 후임으로 한국IBM 지사를 책임질 마땅한 인물을 물색하기 어렵다는 요인도 작용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IBM 지사장 교체가 확정된 만큼 그에 따른 후속 조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IBM측에서는 공식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그동안 BP(비즈니스 파트너)를 중심으로 운영돼온 간접 판매 전략을 총판 체제로 재편할 것으로 알려졌다.

 BP사 제도는 LGIBM과 수요처를 나눠 갖고, 제품을 직접 공급하는 역할로 내부에서는 ‘x패밀리‘로 불릴 정도로 영업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수행해 왔다. 수요처를 직접 관리하다 보니 영업 전략에 따라 본사의 지원책이 차별화될 것이 분명하고 여기서 특혜 시비가 일거나 담합이나 뇌물수수와 같은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판단때문이다. 이미 총판을 맡을 업체들이 이미 확정됐고, 내부 조직 운영방안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비리 사건 이후 거의 중단됐던 영업을 재개해야 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중요한 만큼 사건의 빌미가 됐던 유통조직을 수술하고 새롭게 영업전선을 재정비하는게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향후 LGIBM에 대한 한국IBM 직접적인 통제도 더욱 강화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사장교체라는 초강수를 앞세워 한국IBM은 시장에서 추락한 기업 이미지와 신뢰를 어떻게 빠른 시일 내에 회복할 것이냐의 문제를 안게 됐다. 또 신 사장 이후 다시 한국인 사장으로 그 맥을 이어갈 ‘차기 주자‘를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찾을 것인지도 주목거리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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