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기간통신 역무 편입

정통부, 전기통신법 시행규칙 내달 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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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보통신부가 초고속인터넷을 기간통신역무로 지정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을 이르면 다음달 완료한다. 이어 상반기까지 기간통신사업자 허가와 시장지배적사업자 지정을 상반기 중으로 마무리해 내년에는 전국 읍면 단위까지 보편적서비스를 제공하고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은 기간통신역무로 편입되면 규제 강화돼 설비기반의 자율경쟁이 무너지며, 출연금 부담이 커진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기간통신역무화 때가 왔다=정부는 초고속인터넷을 기간통신역무로 편입시켜야하는 근거를 75%에 달하는 보급률과 지난해 과열경쟁으로 인한 시장질서 파괴 등을 들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이 기간통신 성격을 떠나 초기 시장형성을 위해 사후 규제로 풀어줬으며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 전자상거래, 금융결제 등 초고속인터넷이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해진 만큼 관리감독 업무를 게을리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통부 관계자는 “지난해 시장이 포화되면서 업체들간 과잉경쟁과 불공정 거래 등이 적발되는 등 정부가 시장에 개입할 근거는 충분히 마련됐다”면서 “좀 더 서둘렀어야한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다.

 ◇업계, 규제는 경쟁력 약화의 단초=반면 서비스업체들은 정부의 규제가 그동안 초고속인터넷의 확산을 이끌어왔던 설비기반 및 서비스 기반의 경쟁을 되레 약화시킬 것이라고 반발했다. 초고속인터넷시장의 50%를 점유한 KT로서는 기간통신역무 편입이 곧바로 시장지배적사업자로 선정으로 연결돼 보편적서비스 제공 등의 명목으로 후발업체에 각종 설비를 개방하는 등 경쟁기반이 무너진다고 볼멘소리다.

 KT 관계자는 “초고속인터넷을 기간통신역무화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라면서 “내년 시장개방과 맞물려 외국업체들이 국내에 진출하면서 노른자위 지역만 서비스하겠다고 해도 관련 설비를 제공해야하는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큐릭스 등 케이블인터넷 제공업체들은 기간통신 역무 편입은 관련 매출의 0.5∼0.75%를 출연금 및 보편적 서비스 분담금 등으로 납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책 취지, 방향 분명히 해야=더 큰 문제는 정통부가 초고속인터넷을 기간통신역무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지 반년이 넘도록 아직까지 구체적인 적용 지침이나 출연금 문제, 지배적사업자 선정 일정 등을 명확하게 내놓지 않은 데 있다. 이 때문에 관련 업체들은 상응하는 대응 논리나 투자 및 마케팅 방향 등을 구체화하기가 어렵다는 게 또 불만이다.

 전국민이 초고속인터넷서비스를 시내전화처럼 누구나 편리하고 저렴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취지에 걸맞는 구체적인 정책방향을 내와 사업자들의 이해와 요구를 절충하는 작업이 함께 이뤄져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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