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업체 선점공세에 후발업체 TFT 신설 등
새해 벽두부터 시스템통합(SI)업체간에 공공사업을 놓고 전면전이 예고되고 있다.
SK C&C·현대정보기술·포스데이타·쌍용정보통신·대우정보시스템 등이 공공시장 개척을 겨냥한 태스크포스 신설과 조직재정비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하고 있는 반면, ‘빅2’인 삼성SDS와 LG CNS는 기존 영토를 지키면서 공공사업 확대를 통한 격차 벌리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후발주자 ‘총공세’=그간 공공 시장에서 두각을 내지 못했던 SK C&C(대표 윤석경)는 올해를 공공 사업 원년으로 선포하고 SI ‘빅3’라는 기업 위상에 걸맞은 실적을 올리겠다며 의욕을 다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공공사업부문에 영업본부·사업본부를 두는 동시에 마케팅기획팀을 신설하는 등 선발업체들과 유효경쟁을 벌일 수 있는 체제를 만들었다. 또 지난해 발족한 차세대 사업 태스크포스를 통해 검토한 공공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본격 추진되는 전자정부 31대 과제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공공사업부문 윤석원 상무는 “31대 과제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10여 과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전자정부 과제를 중심으로 공공 사업부문에서만 올해 총 매출의 6분의 1 가량인 20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4500억원의 매출목표를 설정한 포스데이타(대표 김광호)는 SI사업부와 국방사업부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원칙 아래 공공 분야 공략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특히 새해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SI사업부 내에 있었던 국방사업팀을 국방사업부(부문장 김삼교 상무)로 격상하고 조직을 한층 강화함으로써 국방사업에 대한 강한 의욕을 다지고 있다. 김광호 사장은 “2004년에는 백화점식 영업을 지양하고 △국방 △지능형교통시스템(ITS)·자동통행료시스템(ETCS) 등 도로교통 △지하철·경전철 △물류 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3150억원 매출계획을 잡은 대우정보시스템(대표 박경철)도 새해들어 ‘전자정부사업단’을 신설하고 전자정부 사업에 반드시 참여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해근 공공사업본부장은 “올해 공공사업에서는 잘할 수 있고 승률이 높은 사업에 집중, 작년대비 20% 이상 증가한 750억원의 실적을 거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기존 SI사업본부와 솔루션사업본부를 통폐합한 영업본부를 신설해 공공사업의 라인업을 재구성한 현대정보기술(대표 김선배)은 상반기중 공공사업 조직별 책임경영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수익을 개선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공사업을 백화점식으로 하지 않고 수익성이 있는 분야를 골라 사전영업을 치밀하게 할 계획”이라며 “공공사업에서 600억원 이상의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KCC정보통신(대표 이상현)의 경우 이달 초 조직개편 단행과 동시에 본격적인 공공 사업 추진을 위해 현대정보기술에서 공공그룹장을 지낸 김세종 전 상무를 공공 비즈그룹 담당 임원에 앉혔다. 김세종 상무는 “KCC정보통신이 오랜기간 경험을 쌓은 철도·국방 분야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레퍼런스의 유지·보수 관련 시장을 IT 아웃소싱으로 확대해 나가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빅2의 맞불작전=SI업계 1, 2위인 삼성SDS와 LG CNS도 후발주자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수성의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양사는 11대 전자정부 사업의 참여 경험를 앞세워 차기 전자정부 사업을 선점해 후발 경쟁사들과의 차이를 멀찍이 벌려놓으려 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공공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방안에 골몰하고 있어서 ‘대격돌’을 예고하고 있다.
공세 태세를 먼저 취하고 나선 업체는 삼성SDS. 올해 매출액 2조원 돌파를 목표로 잡은 삼성SDS(대표 김인)는 새해들어 대외 SI사업을 맡아온 BI사업본부내에서 공공사업유니트를 떼어내 공공사업본부로 독립, 격상시켰다. 이에 따라 공공·금융·제조분야의 BI사업본부와 사회간접자본분야의 공공사업본부를 쌍두마차로 삼아 대외시장에서 일사불란한 진군에 나설 태세다. 최현수 BI사업본부장은 “올해 대형 공공프로젝트는 물론 전자정부, 아웃소싱 시장을 선점해 매출의 절반가량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조6000억원 매출 목표를 세워 놓은 LG CNS(대표 정병철)도 삼성SDS와 후발주자들의 예상되는 공세에 맞서 기선을 잡아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 말 철도청 차상신호시스템 구축사업·서울시 신교통카드시스템 구축사업 등 1000억원대 초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따낸 여세를 몰아 공공사업 수주전에서 삼성SDS의 공세를 막아낸다는 각오다.
또 차기 전자정부 프로젝트에서도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사업본부장인 김정근 부사장은 “작년에 공공사업에서 5000억원 가량을 수주했다”며 “올해는 이익을 우선으로 선별적으로 사업을 선택해 추진함으로써 수주율을 지난해 70% 만큼 유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