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시선집중](7)디지털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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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국내 IT산업의 수출증가는 정보통신단말기와 디지털TV 등의 부문에서 호조를 보인 덕택입니다. 앞으로 반도체와 더불어 한국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품목은 FPD(평판디스플레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남균 LG전자 사장은 최근 한 모임에서 반도체와 정보통신 산업이 그동안 한국을 먹여살려 왔다면 앞으로는 디지털TV로 대표되는 디스플레이가 향후 우리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우 사장의 이같은 견해가 아니라도 디지털TV는 향후 국내 전자산업의 핵심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는 데는 의의가 없다. 이미 LG전자가 지난해 10월 당시 세계에서 최대 크기인 76인치 PDP TV를 내놓아 주목을 받았으며, 이 기록을 삼성전자가 불과 3개월 만인 이달 CES에서 갱신, 80인치 PDP TV를 내놓은 것이다. LCD TV역시 한국 업체들이 세계 최대 크기의 제품을 내놓는 등 디지털TV 부문은 이제 한국 업체들이 세계 시장을 쥐락펴락할 기반을 마련했다.

 게다가 디지털TV의 핵심소재인 PDP 모듈과 LCD모듈 역시 삼성SDI와 삼성전자·LG전자·LG필립스LCD 등이 경쟁적으로 생산시설 증설에 나서고 있어 디지털TV 세계시장 1위 달성은 수년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컬러TV의 경우 200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전세계 1위 자리를 확고히 했으며, 올해엔 디지털TV부문 시장점유율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려 2위로 도약한 뒤, 오는 2010년에는 LCD TV와 PDP TV 등 디지털TV부문에서 세계 시장 1위를 달성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TV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50억달러에 이르고, 이 가운데 디지털TV는 200억달러로 3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해 미국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2005년 중국이 디지털TV 방송을 시작하고 미국이 2006년부터는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함에 따라 오는 2010년경에 세계 디지털TV시장은 1000억달러에 달해 전체 TV시장의 77%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표 참조

 수량면에서는 지난해 1000만대에서 올해엔 1650만대로 증가한 뒤, 매년 30% 정도씩 성장해 오는 2006년에는 2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는 북미 시장이 전세계 디지털TV시장의 5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체가 최근 북미 시장을 겨냥해 브랜드 마케팅 강화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부는 세계 디지털TV 시장 가운데 20%를 석권할 경우 부가가치 생산액은 2003년 1조5300억원에서 2007년에는 7조1300억원으로 늘고, 2012년에는 24조36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수출 규모 역시 지난해 30억달러에서 2007년 155억달러, 2012년 447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가전업계는 이처럼 디지털TV가 반도체에 이은 제2의 캐시카우라고 보고 사세를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만 뒷받쳐 준다면 더없이 성장세를 누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도유망한 차세대 성장산업이 국내에서는 발목이 잡혀 있다. 지리하게 지속되고 있는 방송방식 논쟁 탓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가전업계는 만일 지금와서 DTV방송 방식을 유럽식으로 바꿀 경우 이에 따른 업계의 재개발비용·핵심부품 교체작업 등으로 인해 13조원의 비용손실이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이미 판매된 디지털TV와 관련 장비도 교체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디지털TV가 분명 국내 전자산업계를 먹여살릴 핵심 아이템이라면 국익적 차원에서 조기에 논란을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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