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차세대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 시장 패권을 둘러싼 통신사업자와 방송사업자간 주도권 다툼이 전체 정보통신(IT)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 핫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그동안 모바일 방송, IP-TV 등 부분적으로 가시화된 통·방 융합 현상이 새해에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등 신규 서비스가 도입되고 매체별 디지털화로 급물살을 타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사업자간 전면전이 불가피해졌다. 차세대 신성장동력 중 디지털TV 및 방송이 가장 주목받는 동인으로 꼽히고 있는데다 통·방 융합 서비스 조기 활성화를 위한 광대역통합망(BcN) 구축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시장을 누가 먼저 제압하느냐는 사업자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특히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절실한 통신사업자와 디지털 방송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신을 시도하는 방송사업자들이 기존 고유 역무 경계를 넘나들면서 치열한 패권 다툼을 예고했다.
또한 시너지 효과 극대화를 위한 사업자간 합종연횡 및 이합집산이 그 어느 해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신 진영에서는 지난해 KT, LG그룹, SK텔레콤 등이 방송 시장 진출을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한 데 이어 올들어 구체적이고 공격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지난 연말 KT는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의 유상 증자 참여로 스카이라이프 지분을 15%에서 27.4%로 늘리면서 방송 사업 강화를 위한 포석을 깔았으며 그 첫 신호탄으로 연초 메가패스-스카이라이프 번들 상품을 출시한다.
KT는 위성방송뿐 아니라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광동축혼합망(HFC)을 보유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견제와 회유책을 병행하면서 다각도로 통·방 융합 시장 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미디어센터(DMC) 사업자인 BSI에 대한 투자 단행으로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LG그룹은 올 3월 BSI의 디지털 본방송 개시 이후 협력 SO를 꾸준히 늘려나가는 한편 다양한 유무선, 통·방 신규 서비스 추가 방안에 대해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위성DMB 사업권 획득을 위해 1일 위성DMB 법인을 공식 출범시킨다. 일단 유보키로 한 DMC 사업 추진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하나로통신 역시 지역 SO와의 협력을 통한 통·방 번들상품 출시를 비롯해 차세대 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 사업 진출을 다각도로 모색중이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은 HFC망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 속속 현실화되면서 DMC를 통한 양방향 데이터 방송, 주문형비디오(VOD), VoIP 등 부가 서비스에 착수함으로써 방·통 융합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특히 통신사업자들이 양방향 서비스에 유리한 HFC망을 보유한 SO와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접촉을 시도할 전망이다.
이같은 사업자들의 움직임과 병행해 관련법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도 더 이상 늦출 수 없게 됐다. 지난해 통·방 융합 서비스에 대한 규제를 둘러싸고 정통부와 방송위원회가 정면 충돌했으나 올해 이같은 상황이 재현된다면 신규 서비스에 대한 규제 공백 상태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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