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찍고 1000 고지 향해…
숨가쁘게 달려왔던 2003년 증시가 30일 거래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 한해 국내 증시는 북핵 위기,이라크 전쟁 발발, SK네트웍스의 분식회계 발표 등 하루가 멀다하고 터져 나온 갖가지 악재로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연중 최저점인 515.24포인트와 34.64포인트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하반기부터 확산되기 시작한 세계 증시의 동반 상승세에 편승해 상승장의 짜릿한 쾌감을 맞보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 증시와의 비동조화 경향이 나타나면서 내수 회복에 적신호가 켜지기도 했으나 연초 증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 납회일인 이날 거래소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810.71과 44.87로 상승 마감했다.여기다 지난 2년 동안 K2 봉우리를 내주지 않던 미국 나스닥 지수가 2000선을 돌파하며 다시 한번 기술주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올 한해 국내 증시를 회고해 본다.
◇거래소=외국인의 순매수세가 5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연초보다 25% 가량 상승했다. 외국인의 매수 규모는 13조7505억원에 달했는데 이는 증시 개방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들은 특히 전기·전자 업종과 통신 업종에서 각각 3조6870억원, 4568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IT주 랠리를 선도했다. 하지만 전체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36.18%, 26.50% 감소했다. 기관과 개인들의 증시 참여가 아주 저조했기 때문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상장 주식 회전율은 작년 884.20%에서 554.06%로 뚝 떨어졌다.
시가총액 순위에도 변동이 생겼다.시가총액이 연초 49조1040억원에서 66조3754억원으로 증가한 삼성전자가 부동의 1위로 자리매김했으며 SK텔레콤이 2위를 지켰다. 하지만 연초 3위였던 KT는 국민은행에 밀려 6위로 밀려났다. 연초 15위였던 삼성SDI는 9위로 훌쩍 뛰었다.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하이닉스였고 현대건설·코리아데이타시스템스가 뒤를 이었다. 거래대금은 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국민은행순.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은 삼성전자·LG전자·한전·포스코 등의 종목을 집중 매수한 반면 삼성증권·금강고려화학·LG화학·팬택은 매도했다. 기관은 외국인과 달리 삼성전자·SK텔레콤·LG전자 등 IT종목을 집중 매도했다. 개인은 삼성전자와 한전을 매도한 데 반해 삼성전기·삼성증권 등은 매수했다.
◇코스닥=연말 지수가 작년말 대비 0.70% 하락했지만 연중 최저치 대비, 27.17% 가량 상승했다. 역시 외국인의 매수세가 강했다. 외국인 순매수 금액은 작년 대비 4.4배 증가한 8271억원을 기록했다. 외국인 시가총액 보유 비중은 사상 최고치인 14.3%를 기록했다. 코스닥에선 특히 IT업종의 선전이 돋보였다. 인터넷 업종이 최대 상승률(연말 대비 129.44%)을 보였으며, 반도체(41.18%) 및 IT 부품(32.90%) 등도 강세였다. 또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로 구성된 ‘코스닥100지수’는 작년말 대비 2.85% 상승, 중소형주로 구성된 ‘코스닥 미드300’ ’코스닥 스몰’보다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지만 대형 기업의 거래소 이전으로 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시가총액 비중은 작년말 42.07%에서 29.41%로 떨어졌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